(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은 이강인(RCD 마요르카)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라리가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 이외에 또 다른 무언가가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 드는 선택이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27일 오전에 진행된 10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27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 이강인의 이름은 없었다. 지난 9월 A매치에 이어 두 번 연속 낙마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소집 명단에 이강인과 같은 포지션을 볼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 주 포지션 외에 다른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미드필더들도 있다"라면서 "이강인은 최근 2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같은 포지션의 다른 선수들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선발된 선수들의 경우 주 포지션 외 다른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기에 선발했다"라고 말했다.
이강인이 마지막으로 대표팀에 뽑힌 건 지난 3월, 원정 한일전이다. 코로나19 상황이 나빠 많은 해외파 선수들을 차출하지 못한 벤투 감독은 이강인 제로톱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실패했고 0-3 완패를 당했다.
이후에 이강인은 6월엔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 훈련에 소집되면서 대표팀에 차출되지 않았다. 9월 역시 그는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9월엔 사정이 있었다. 여름에 휴식 없이 2020 도쿄올림픽 일정을 치렀고 여름 이적시장에 발렌시아를 떠나 현 소속팀 마요르카로 이적해 적응이 필요했다.
벤투 감독은 9월 당시에도 이번 소집과 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에게 최선의 결정을 한 것이다. 이강인의 포지션에 많은 선수가 있다. 이번엔 이 선수들과 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은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다. 이 자리에 남태희(30, 알두하일), 권창훈(27, 수원 삼성), 이동경(23, 울산), 이재성(29, 마인츠)이 소화할 수 있다. 한편으로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인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다. 공격형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어 이번에 이 선수들과 팀을 꾸리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번에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상황은 다르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라리가 4라운드부터 출전하기 시작했다. 5라운드 비야레알 전에선 후반 막판 출전했지만 6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원정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했고 0-2로 뒤지던 전반 25분, 드리블로 수비진을 헤집고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해 레알 수비진은 물론 라리가 팀들도 놀라게 했다.
이강인은 7라운드 오사수나전도 58분에 교체되기 전까지 팀 공격을 이끌면서 번뜩이는 활약을 펼쳤고 현지 언론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꾸준히 마요르카에 적응해 나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9월과 같은 맥락에서 이강인을 발탁하지 않았다. 대체 자원들과 멀티 성을 또다시 언급했다. 단기전에서 멀티 성이 떨어지는 자원이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표팀의 2선 핵심이 될 수 있는 이강인을 뽑지 않은 건 더욱더 의아하다. 더욱이 9월과 다르게 10월엔 인원을 한 명 더 늘렸음에도 이강인의 자리가 없었고 오히려 골키퍼를 한 명 추가했다. 이강인이 벤투 감독의 눈 밖에 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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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