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지영 기자)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이 4:1의 스코어로 승리하며 6연패 탈출, 단독 5위로 올라섰다. 키움 연패 탈출의 중심에는 선발 투수 안우진이 있었다. 안우진은 5⅔이닝 동안 투구수 83개를 기록, 4피안타 1사사구 10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탈삼진 10개로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했다.
고교 시절부터 '탈고교급' 평가를 받으며 2018 신인 1차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안우진은 휘문고 재학 시절 후배 폭행에 가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2017년 11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3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넥센은 안우진에게 정규시즌 50경기 출장 정지와 함께 같은 기간 동안 퓨처스리그 출전 금지 자체 징계를 내렸고, 2018년 5월 23일 SK(現 SSG)와의 원정경기를 끝으로 징계를 마친 안우진은 이틀 뒤인 25일 1군에 콜업됐다.
1군 데뷔전을 치른 안우진은 "징계를 받는 동안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좋은 인성을 갖추기로 마음 먹었다. 항상 시간이 지나도 미안함을 느끼고 그 마음을 잊지 않겠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실력과 인성을 모두 갖춘 선수가 되겠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약 3년이 지난 올해 7월 5일, 안우진은 수원 원정 기간 도중 팀 선배인 한현희와 함께 숙소를 무단이탈한 뒤 서울의 한 숙소를 찾아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 많은 비난을 받았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상벌위원회를 열고 한현희와 안우진에게 36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5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키움 구단도 자체적으로 한현희에게 15경기 출전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안우진에게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당초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과 한현희를 시즌 내 복귀시키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최근 팀의 성적 하락과 가을야구 경쟁을 연유로 결정을 번복하며 안우진과 한현희를 징계 종료와 함께 선발 복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22일 공식적인 징계를 마친 안우진은 이날 NC전에서 78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올랐다.
학교 폭력 사태에 이어 방역수칙 위반까지, 데뷔 4년차에 두 번째 징계를 받은 안우진은 복귀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사과 인사를 전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에서 등판 준비를 하는 안우진의 등 뒤로 전광판에서는 KBO에서 제작한 캠페인 영상이 표출되고 있었다. 이는 선수들의 방역 수칙 음주 파문 등 끊임 없이 논란이 이어지자 KBO에서 "팬을 최우선 가치로" 구호를 내걸며 제작한 캠페인 영상으로, KBO 홍보대사 이승엽과 MBC 해설위원 허구연, 전 두산 베어스 홍성흔이 출연해 선수들에게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충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영상 속 홍성흔의 "공짜 술 좋아하다가 패가망신 합니다"라는 경고는 안우진의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말만큼이나 공허한 울림일 뿐이었다.
박지영 기자 jy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