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정든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한 시대를 이끌었던 박지성의 퇴장으로 한국 축구는 새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박지성은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각)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서 국가대표팀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지성은 "지난 11년 동안 대표팀에서 뛰었던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후배들이 좋은 능력 보여줬기에, 개인적으로 지금 물러나야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가고, 그래야 대표팀 발전한다고 판단했다"고 은퇴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박지성은 후계자에 대해 "제 포지션에서 고른다면 손흥민(함부르크)과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보경을 입에 올리며 "남아공 월드컵때도 그렇고 아시안컵때도 같이했는데 그 친구에게도 많은 기회가 갈 것 같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박지성의 기대대로 김보경은 다음달 9일 있을 터키와 친선경기에 나설 명단에 포함돼 '포스트 박지성'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박지성과 김보경은 대표팀서 인연이 깊다.
김보경은 지난 월드컵 당시 일본 원정부터 본선까지 박지성의 룸메이트였다. 한국 최고 선수의 움직임을 곁에서 보고 배우라는 코칭스태프의 바람이었고 김보경은 위장 등번호로 나섰던 한일전에서 박지성의 7번을 다는 영광을 차지했다.
일찌감치 한국 축구의 될성부른 떡잎으로 관심을 모았던 김보경은 지난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2골을 터뜨리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대회의 활약을 발판으로 김보경은 허정무호에 깜짝 발탁돼 월드컵에 출전했다.
김보경은 비록 월드컵 본선 경기에 나서진 못했지만, 월드컵의 경험은 아시안게임 동메달과 아시안컵 출전으로 이어져 성장에 좋은 자양분이 됐다.
김보경은 볼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빠른 스피드와 볼배급 능력을 갖춘 김보경은 연계 플레이가 좋아 조력자 역할을 충분히 이행한다. 여기에 허정무호 당시 실시했던 셔틀런 테스트에서 만점을 받는 등 체력까지 겸비했다.
기술과 패스, 체력까지 여러모로 박지성과 닮은 김보경은 일본 J리그에서 첫 프로 시작을 했다는 점도 비슷하다.
김보경은 지난 2009년, 1부리그 세레소 오사카에 입단했다. 그러나 곧바로 오이타 트리나타로 임대돼 지난 시즌을 2부리그에서 보낸 김보경은 27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이에 세레소는 김보경의 조기 복귀를 결정했고 올 시즌부터 1부리그서 활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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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섭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