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노수광은 올 시즌 옆구리 부상으로 4월 말에야 1군에 등록됐다. 그러나 슬럼프를 겪다 6월 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전반기 성적은 35경기에 나서 19안타 1홈런 4타점 13득점, 타율 0.183에 그쳤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주장에 이어 올해 정식 주장을 맡았던 노수광이었지만 결국 주장 완장까지 자진해 반납했다.
노수광은 "내가 못하고 있을 때라 나서서 해야 하는 것들을 하지 못하게 되더라. 그런 것 때문에 주장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가 안 되더라도 나서서 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 있는데, 그게 안 되면서 그렇게 결정을 하게 됐다"고 주장직을 내려놓아야 했던 심경을 돌아봤다.
자신이 1군에 없다는 사실에 대한 조급함은 없었다. 오히려 길게 생각했다. 그는 "야구가 생각한 대로 안 되니까 스트레스였지, (2군에) 내려가는 거에 스트레스는 없었다. 그때는 못 올라오겠다는 생각보다 안 올라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었다. 2군에서 잘 된다고 '빨리 1군 올라가야지' 하지도 않았다. 내년을 생각했고, 느낌이 괜찮으니까 연습을 하다 보면 내년에는 더 좋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2군으로 향하는 노수광에게 노수광이 아직 많은 나이가 아니며, 예전과 지금의 몸 상태에 차이가 없다는 점을 인지시켰다. 좋았을 때와 비교해 살이 찌거나 스피드가 줄지 않았으니 잘했던 때의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얘기였다.
그렇게 2군으로 내려가 감을 찾아 나갔다. 노수광은 "올해는 1군에 못 올라올거라고 생각했고, 내년을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연습을 계속 했다. 이렇게 저렇게 바꾸면서 해도 계속 느낌이 안 오다 막판에 느낌이 딱 왔을 때 콜업이 됐다. 외관으로는 별 차이가 없지만 나한테는 바뀐 느낌이 있다"며 "내가 생각하고 연습한 게 맞는지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올라왔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수베로 감독은 "노수광이 2군에서 코칭스태프와 많은 발전을 이룬 거 같다. 손의 위치가 달라진 거 같은데, 확실히 타석에서 헛스윙률이 줄어들었다. 어린 선수가 성장하는 것만큼 노수광 같은 선수가 안 좋았을 때 자신의 것을 확립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팀이나 선수에게 도움이 된다"며 "지금처럼 발전된 모습을 이어나갔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지난달 득남한 노수광은 인터뷰에서 아이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특유의 미소를 짓기도 했다. 그는 "아무래도 책임감이 생긴다. 야구로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집에 가서 아기의 예쁜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 모든 이야기가 전해진 이날, 뜻하지 않게 부상을 입었다.
노수광은 15일 문학 SSG전에서 중견수 및 7번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2회초 홈 쇄도 과정에서 포수와 충돌해 발목을 다치고 이원석과 교체됐다. 그는 발목 염좌에도 계속 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일단 아이싱 치료를 받으며 상태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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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