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6.13 10:15 / 기사수정 2006.06.13 10:15
(엑스포츠 뉴스=문인성 기자) 히딩크가 2006 독일월드컵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동안 축구 약체국으로 평가받아온 호주 대표팀의 역사적인 첫승을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도 우리 대표팀을 맡아 폴란드를 꺽고 첫승을 거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가운데, 이번에는 그 명장 히딩크가 호주 대표팀에게 자신의 마법을 선보이고 있다.
호주는 전반 26분에 어이없는 실점을 당하면서 급격히 경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히딩크 감독은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보여 보는 이로 하여금 당황스럽게 했다. 부심과 경기 감독관들에게 달려가 거칠게 항의하는 동시에 모니터를 보면서 슈워처 골키퍼가 일본 선수의 팔꿈치에 부딪혀 넘어지는 상황을 찾아내려 했고, 일본의 수비수 쓰보이 선수가 넘어져서 고통을 호소하자 '시간을 끌려고 일부러 넘어져 있다'면서 달려오던 일본 의무팀을 밀치는 등 히딩크 답지 않은 행동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다 히딩크의 계산에 의한 행동이었다. 히딩크는 조금은 편파적이라고 생각한 주심과 부심의 판정에 강하게 어필하면서 편파판정을 약화 시켜려 했고, 선수들에게는 강한 감독의 모습을 보여줘 힘을 주는 동시에 정신차리라는 메세지도 함께 전하려 했던 것이다. 이것이 그의 첫번째 마법이었다.
계속해서 0-1로 일본에 밀리고 있자 히딩크 감독은 팀 케이힐과 조슈아 케네디, 그리고 존 알로이지를 투입시킨다. 팀 케이힐은 '히딩크의 황태자'불리면서 잉글랜드 에버튼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미드필더 자원으로 성장해 왔다.
세명을 교체한 것은 히딩크가 과감하게 수비자원들을 빼면서까지 공격을 강화시키려는 의도로 해석이 되고 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히딩크가 이끌던 우리 대표팀은 비에리의 선제골로 0-1로 지고 있던 상황. 그것을 김태영, 홍명보같은 수비수들을 빼고 과감하게 공격자원을 투입해 연장에서 2-1로 역전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결국 히딩크의 두번째 마법 '용병술'이 나오고 말았다.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39분에 팀 케이힐이 동점골을, 바로 5분 뒤 44분에 또 팀 케이힐이 동점골을, 추가시간이 진행되던 47분에는 알로이지가 쐐기골을 터뜨려 3-1의 대역전을 이끌어 냈다. 히딩크가 교체투입 시킨 선수들이 나란히 골을 터뜨린 것이다. 히딩크가 왜 마법사인지를 다시한번 입증해주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히딩크의 마법은 두가지다. 하나는 주심과 부심들의 판정을 유리하게 이끌어 내려는 과감한 돌출행동.두번째는 과감하다 못해 무모할 정도로 도전의식이 강한 용병술이다. 그렇다면 세번째도 존재할 것인가? 있었다.
히딩크의 세번째 마법은 바로 상대의 분위기를 파악해 그것을 역으로 이용한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모든 감독들이 당연하게 가지고 있을 능력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정신없이 진행되는 경기 도중에 감독들이 생각할 수 있는 비책은 한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달랐다. 그는 일본이 1-0으로 앞서 있자 더 이상 추가득점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려는 지코 감독의 의도를 읽었던 것이다. 또한 이미 호주 선수들은 체력이 떨어져 있었지만, 일본 선수들도 후반 35분이 넘어가면서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과감하게 자신들이 선수들로 하여금 계속해서 상대에게 유리한 상황이 오면 파울을 하고, 거칠게 몸싸움을 하라는 주문을 했던 것이다.
결국 일본은 이러한 호주의 파울과 거친 태클과 몸싸움에 시달리면서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 동점골은 물론 역전골까지 허용하는 상황을 연출하고 말았다.
오히려 일본은 호주에게 진것이 아니라, 히딩크 감독에게 진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역시 마법사는 마법사인가 보다.
이제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 시작된 이 시점. 과연 그의 마법이 어디까지 호주를 끌고 갈 것인가가 최대의 관심사다. 과연 그가 앞으로 더 보여줄 마법은 무엇일까. 벌써부터 축구팬들은 그의 마법에 즐거워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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