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두산 베어스 호세 페르난데스가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페르난데스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10차전에서 1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두산은 3-4로 역전패했다.
지난 2019년 KBO리그에 발을 디딘 페르난데스가 1번 타자로 출장한 건 이달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 처음이었다. 올 시즌에도 주로 2번(223타석)과 3번(146타석) 타자로 나선 그는 1번 타자로 처음 출장한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타석에 설 기회가 잦은 1번 타순에서 "많이 쳐 보라"는 이정훈 타격코치와 김태형 감독의 조치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반기 타율 0.331(272타수 90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92를 기록한 페르난데스는 13일까지 후반기 타율 0.269(104타수 28안타) OPS 0.745로 저조했다. 머리를 맞댄 이 코치와 김 감독은 페르난데스를 열흘 만에 1번 타자로 다시 내세웠다. 이날에도 "많이 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페르난데스를 1번 타순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산이 바란 타석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페르난데스는 초구를 꽤 건드렸다. 앞서 김 감독은 "너무 앞에 두고 친다"며 "몸의 회전이 빠르게 되지 않고 눈과 머리가 먼저 나간다. 스윙이 약간 무뎌졌다고 해야 할까.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너무 안 좋다"며 걱정했었다. 첫 세 타석에서 초구에만 반응한 페르난데스는 7회 말 네 번째 타석에서는 2구째를 건드렸고, 9회 말 2사 후 마지막 타석에서는 3구를 쳐 5연타석 뜬공으로 물러났다. 공격의 흐름을 잇지 못한 건 물론이고 1번 타자로서 역할도 하지 못했다.
이날에는 타석에서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 초반에는 파울 플라이로 처리했어야 한 타구의 낙구 지점을 찾지 못했다. 두산이 2-2로 동점을 허용한 뒤에는 2사 2루에서 조용호의 크게 튀어 오른 땅볼을 잡지 못했다. 홈 플레이트 앞에서 크게 튄 타구는 페르난데스 앞에서 다시 한 차례 튀었는데, 속도가 빨랐거나 불규칙적인 건 아니었다. 공을 놓친 사이 두산은 2-3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두산은 페르난데스를 주로 지명타자 자리에 배치한다. 2019년(127경기)과 지난해(120경기) 지명타자로 팀 내 가장 많은 경기에 선발 출장한 페르난데스는 1루 수비로도 자신의 가치를 높여 왔다. 지난해에는 오재일의 부상 공백을 메우려 24경기(선발 22경기)에 1루수로 출장하기도 했다. 그의 공헌도를 높이 산 두산은 보장액을 올린 계약으로 고마움과 기대를 표현한 바 있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