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보이스' 김무열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14일 오전 영화 '보이스' 김무열과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날 김무열은 "이 어려운 시국에 저희가 한국 영화에 조금이나마 생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영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작품의 개봉을 하루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 캐릭터가 얄밉고 때려죽이고 싶은 캐릭터라서 보이스피싱을 당하셨거나 비슷한 피해를 겪으신 분들이 제가 요한이한테 얻어맞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작게나마 대리만족을 느끼신다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이스'에서는 제 캐릭터 자체가 악역이라서 모두가 저를 미워하셨으면 좋겠다. 저를 통해서, 제가 겪는 일들을 통해서 대리만족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무자비하고도 비열한 곽프로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김무열은 실제 보이스피싱 사례에 대해 찾아봤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준비하면서 실제 사례를 찾아보고 오디오를 들어봤는데, 요즘 보이스피싱을 하는 사람들은 과거에 희화화되던 것과는 결이 다르더라. 정말 전문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한 것 같은 목소리 톤과 단어를 사용하더라. 저는 보이스피싱이라는 걸 알고 들었는데도 진짜 같더라. 정말 놀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를 입으신 분들도 안타깝지만,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작년 한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이 8000억원 정도 되는데, 수사 기관에서는 신고되지 않은 금액은 더 클 것이라고 하더라. 부끄럽고 자책하는 것 때문에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끙끙 앓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라"라며 "이건 진짜 거대화된 범죄인 것 같다. 표적이 된다면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범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무열은 극중 곽프로에 대해서 "전 무슨 역할이든 연기를 할 때 그 역할을 심정적으로 이해하고 공감을 하고 자기 합리화를 하려고 하는 편인데, 곽프로는 넉넉하게 이해하려고 해도 겨우 이해가 갈 정도로 나쁜놈인 것 같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화를 나게 하는 공공의 적을 만들어가려고 했다"라며 "저도 나름 정의로우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서 저조차도 밉고 때려 죽이고 싶은 마음을 극대화시켜서 연기하려 했다. 그렇다면 어떤 인간이 그런 인간일까 상상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곽프로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실제로 보이스피싱이 규모가 이렇게 거대하고 사회에 깊숙히 퍼져있는 범죄라는 걸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어느 정도는 남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며 "우연찮게 시나리오를 읽은 뒤에 체크카드 출금액 한도 상향을 해야해서 은행 창구에 직접 가서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그 때 이때다 싶어서 직원분을 인터뷰했다. 그런데 체크카드 한도액 제한을 둔 것도 보이스피싱 때문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보이스피싱이라는게 정말 이 사회에서 심각하고 밀접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 때부터는 곽프로라는 인물이 조금씩 무시무시하게 다가오더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변요한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변요한이라는 배우에게 가장 놀라고 많이 느꼈던 모습은 상대 배우에 대한 존중이다. 본인의 연기에 대한 혹은 직업으로서의 존중하는 마음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상대 배우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야말로 본인의 일이 얼마나 자신에게 중요한지 대변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저도 그걸 알고 있었지만, 요한이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제가 연기를 할 때 요한이와 함께 하면 정말 소중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래서 연기를 할 때 더욱 신나고 즐겁고 더 큰 성취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요즘은 영화 현장에서 일주일 동안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직업으로서의 소명을 느끼기 쉽지 않은데, 배우는 머리로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요한이의 그런 존중의 마음이 제게 도움이 됐다"며 "요한이가 연기를 잘한다는 건 이미 입증이 된 부분인데, 요한이는 정말 칭찬을 잘 한다. 본인이 극 안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라는 것이 물리적으로 끌고 가는 양이 정말 많은데도 불구하고 촬영 중에도 본인이 촬영하지 않는 장면을 모니터로 지켜보면서 그렇게 진심으로 칭찬을 하고 감탄을 하더라. 그러기 쉽지 않은데 그런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끝으로 그는 관객들에게 "곽프로가 연설하는 장면을 보시면 화가 날 수도 있으니 너무 집중해서 보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액션신은 저도 그랬지만 요한이가 정말 온 몸을 던져가며 찍었다. 온 몸을 던져서 나쁜 놈들에게 맞서는 요한이의 모습을 보고 대리만족을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저에게는 분노하셔도 좋다"고 전했다.
영화 '보이스'는 15일 개봉한다.
사진= CJ ENM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