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7.03 03:11 / 기사수정 2007.07.03 03:11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한국시간으로 2일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두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한 명은 성적 부진으로 '잘렸고' 한 명은 사퇴압박을 의심받고 있다.
신시내티의 제리 내론 감독은 31승 51패로 전체 30개 팀 중 최악의 성적에 중도퇴진이라는 비운을 맛봤다. 그러나 44승 33패의 호성적으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싸움에 가세 중인 시애틀 마이크 하그로브 감독의 퇴진은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2005년부터 시애틀의 지휘봉을 잡은 하그로브 감독은 첫 2년간은 부진했지만 최근에는 7연승 가도를 달리는 등 시애틀의 부활을 이끌었다. 또한, 90년대 중반 케니 로프턴(현 텍사스), 매니 라미레즈(현 보스턴), 로베르토 알로마 등 강타자들을 이끌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이끌며 '명장' 으로도 불렸던 감독이다.
하그로브 감독은 2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열정이 사라져 가고 있으며 이 상태로 팀을 계속 지휘하는 것은 내게나 팀에게나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이전 2년간의 부진을 지금 책임지기엔 현재 시애틀의 성적은 너무나 좋다. 건강상의 이유도 아니다. FA를 앞두고 있는 스타 스즈키 이치로(34)와 관련해 하그로브 감독의 결정을 눈여겨보자.
이치로와 하그로브 감독은 이미 2005년 말 충돌을 벌인 적이 있다. 타자에게 기다리기를 강조하는 하그로브 감독과 일단 맞추고 보는 스타일의 이치로가 충돌한 것.
결국, 빌 바바시 단장과 하그로브 감독은 뉴욕 양키스와 트레이드로 투수 왕젠밍과 2루수 로빈슨 카노를 묶어 이치로를 팔고자 했으나 구단 고위층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이치로도 '감독 교체' 건을 수뇌부에 건의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치로는 이치로 대로 하그로브 감독의 자율적인 선수단 운용에 불만을 품었다. 냉랭했던 둘 간의 사이는 2006시즌 전 하그로브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라는 발언으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후 하그로브 감독은 '이치로는 4할이 가능하다.'라는 말로 불화설을 부인하며 둘의 사이를 포장했으나 실상은 '립서비스'에 불과했다. 이치로는 일본 시절부터 말 수 적고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외곬이다.
시애틀의 대주주는 마작게임회사로 시작, 지금은 비디오 게임업계의 큰 손이 된 일본의 닌텐도다. '선수의 눈엣가시' 감독을 처리해 일본의 상징이라 불리는 이치로를 띄워주는 것이 좋았을까, 이치로를 허망하게 떠나보내고 감독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게 좋았을까.
진실은 그들만이 알고 있다.
<사진=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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