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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온 10승 투수…KBO 전설들에 도전장

기사입력 2021.09.09 12:00 / 기사수정 2021.09.09 13:08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아리엘 미란다(31, 두산 베어스)는 여러 나라의 야구를 경험했다. KBO리그에 발을 디디기 전에는 대만프로야구(CPBL)에 몸담았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에서도 뛰었다.

미란다는 지난해 중신 브라더스에서 25경기에 등판해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0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1.34를 기록했다. 두산은 일본과 대만을 거친 미란다의 아시아 야구 경험이 KBO리그에서 적응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봤다. 미란다를 영입할 당시 두산 관계자는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가 위력적이다"라며 "NPB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유인구도 효과적으로 구사한다"고 말했다.

적응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개막 이후 첫 두 달 동안에는 한 경기 건너 한 경기 꼴로 기복을 보였다. 그중 지난 5월에는 4경기 가운데 2경기에서 6이닝 1실점 이하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음에도 평균자책점 4.95(20이닝 11자책) WHIP 1.75로 저조한 결과를 남겼다. 

당시에는 제구 난조로부터 비롯한 기복이 심했지만, 뛰어난 탈삼진 능력(9이닝당 탈삼진, 14.4)만큼은 위안이 될 수 있는 요소였다. 당시 김태형 감독은 "제구가 아쉬운데, 상대 타자 입장에서는 예측이 어렵다 보니 삼진을 많이 잡는 걸 수도 있다"며 미란다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는 듯 이야기하기도 했다.

미란다는 자신에 대한 우려를 금세 지워냈다. 지난 5월 26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행진의 시작을 알린 뒤로 8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KBO리그에서 첫 시즌에 1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한 건 미란다가 처음이다. 김 감독은 후반기 들어 선발진의 난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 미란다만 이닝을 채워 준다. 다른 투수들은 7회까지 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었다.

미란다가 김 감독에게 믿음을 심는 동안 여러 기록이 따라 왔다. 올 시즌 21경기에서 12승 4패, 평균자책점 2.33 WHIP 1.10을 기록한 미란다는 131⅓이닝 동안 164개의 삼진을 잡았는데, 8일까지 다승(공동 1위), 평균자책점, 탈삼진(이상 1위) 부문의 꼭대기에 올라 있다. 

탈삼진은 지금 페이스라면 234개의 삼진을 잡는다는 계산인데, 지난 1984년에 고 최동원(롯데)이 기록한 역대 한 시즌 최다 223탈삼진에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수치다. 또 현재 1위에 올라 있는 3개 부문의 선두를 지킨다면, 역대 선동열(해태, 1986년), 류현진(한화, 2006년), 윤석민(KIA, 2011년)만 달성한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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