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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위기 '석호정' 역사무예공간으로 재탄생?

기사입력 2011.01.25 10:27 / 기사수정 2011.01.25 10:27

무카스 기자


[엑스포츠뉴스/무카스=김현길 기자] 서울특별시(시장 오세훈)가 남산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산'에 위치한 전통 활터 '석호정(石虎亭)'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는 석호정을 은평구로 이전을 내세웠다. 이에 국궁계는 물론 중구청과 중구의회가 일제히 "우리의 역사 공관을 존치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대학교 나영일 교수는 '아예 역사 무예공간으로 조성, 관광자원화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다.
 
서울특별시 중구청(청장 박형상)과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소장 나영일)는 20일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남산공원내 석호정 존치를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과 세계무술연맹 소병용 의장, 중구청 소속 의원, 서울시 의원 등 정계는 물론 관련 학계 관계자와 언론에서 대거 참가했다.
 
토론회는 중구청 장성삼 문화체육과장의 진행으로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민현석 연구위원이 '남산르네상스 기본계획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어 서울대 나영일 교수가 '남산공원내 석호정 존치의 필요성'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울대 나영일 교수는 "서울의 남산공원이 그 이름을 처음 얻게 된 것은 일제시대인 1940년이다. 석호정은 어영청의 별영인 남소영(南小營)터 위에 세워졌는데, 조선시대 이곳에서는 활쏘기를 비롯한 각종 무예를 시험 보는 무과시험이 행해졌다. 전국 370개의 활터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고 석호정의 역사적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석호정은 임진왜란 이후 선조가 백성들의 상무정신을 기르기 위해 1630년 창건된 민간 활터다"며 "남산르네상스 사업에서 석호정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 교수는 석호정을 '역사무예문화공간'으로 조성해 남산 성곽과 연결하는 관광벨트 조성 △충무공 이순신 장군 이야기 △궁도체험교실 상설화 방안 △석호정이 한국 양궁 발상지라는 기념물 조성 △남산공원의 자연과 사람, 생태환경과 어울리는 건강 문화 역사 공간 조성 등을 제안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남산의 생태계 회복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석호정을 철거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데에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토론회에서는 동아일보 박영균 논설위원의 진행으로 서울대 김형국 명예교수, 육군사관학교 김기훈 교수, 서울시 최광빈 푸른도시국장, 서울시의원 최강선 의원, 체육과학연구원 성문정 선임연구원, 서울시립대 한봉호 교수, 언론중재원원회 안병준 위원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토론자 대부분은 남산공원 체육시설을 이전하고, 남산의 자연환경 복원에 있어서 서울시 르네상스 사업에 동의하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우리의 문화유산의 중요성과 석호정의 존치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존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국 서울대 명예교수는 "남산 르네상스 사업은 본질적으로 녹지화도 필요하다. 하지만, 남산은 접근성이 좋고, 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석호정은 한국 궁도의 어제와 오늘을 널리 보여줄 수 있다"며 "전통문화의 보존은 더욱 중요하다"고 철거에 반대했다.
 
육군사관학교 김기훈 교수는 "조선 말기(1894) 폐쇄령, 일제강점기 민족말살 정책, 해방의 혼란과 6·25전쟁으로 인해 파괴되었으나 우리는 어렵게 복원하여 맥을 이어왔다"며 "전통문화의 보고인 남산 석호정을 이전하는 것은 보물을 발로 차버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강선 중구의원은 "석호정의 철거는 역사·문화유산의 유실이며, 시민과의 소통을 단절하는 것이다"라며 "수많은 전문가와 시민들이 수차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건물 유적지였던 석호정이 왜 갑자기 남산의 잠식한 철거·정비대상의 체육시설물이 됐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문정 선임연구원은 "석호정은 4백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의 전통 문화유산이다. 우리의 혼이 담겨있고, 활쏘기의 역사적 터전이기도 하다"며 "지금은 석호정에 대한 파괴적 철거가 아니라 서울의 역사 문화유산으로서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언론중재위원회 안병준 위원은 "석호정은 현재 서울시를 상대로 입찰무효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것은 서울시에 대해 감정을 갖고 벌이는 소송이 아니다"며 "오로지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자는 순수한 충정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울시의 입장은 남산생태복원을 위해 석호정을 철거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최광빈 푸른도시국장은 "서울시는 그동안 누구든 참여할 수 있고, 외국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오픈해달라고 요청해왔다. 하지만, 클럽위주 극히 일반 시민만이 이용한다"며 "석호정은 남산의 제 터가 아니였다는 점에서 혼란이 오고, 좀 더 쾌적한 시설로 이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고 서울시의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373년 역사 속의 국궁, 민간 활터의 모태 석호정을 남산 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위해 주변 체육시설과 함께 철거 및 이전할 방침을 세웠다. 남산의 역사성과 자연성 회복을 위해 낡은 체육시설을 이전 및 철거대상에 남산테니스장과 리틀야구장, 석호정이다.
 
중구 주민들과 체육계가 석호정 이전에 대한 반발하고 있다. 남산공원 내 15개소 1,718명이 이용하고 있는 생활체육 시설의 철거로 중구민들의 수많은 민원을 제기되고 있다. 현재 2만 7097명의 중구민이 서명한 철거반대 서명부를 서울시에 제출한 상태다.



[글] 무카스 제공

무카스 김현길 기자 press03@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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