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3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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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맞은 슬라이더로 강백호 삼진, 사령탑도 인정한 신인의 배짱

기사입력 2021.08.16 07:00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윤승재 기자) “1회만 버텨도 성공이다.”

선발로 나서는 신인 투수에게 허삼영 감독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날은 9명의 불펜을 모두 출격시킬 계획이었으므로, 이날 신인 투수의 선발 무대는 성적보단 그의 잠재력을 확인하는 무대에 가까웠다. 

하지만 신인 투수 이재희는 그 이상을 해줬다. 이재희는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 3⅓이닝 동안 58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허삼영 감독이 1군 경험이 한번도 없던 2001년생 신인을 선발 투수로 낙점한 이유는 “자기 공을 던질 줄 알고 투쟁심이 있는 선수라서”다. 여기에 “잘 버텨준다면 뒤에 9명의 불펜투수가 있기 때문에 물량공세를 펼칠 수 있다”라면서 “본인의 능력을 마음껏 펼쳐보였으면 좋겠다”라면서 판도 깔아줬다. 

그렇게 감독의 지지 속에 마운드에 오른 이재희는 제 기량을 맘껏 펼쳤다. 3이닝 이상을 씩씩하게 던졌고, 삼진 3개, 볼넷도 1개에 불과할 정도로 배짱투를 선보였다. 이날 이재희는 최고 146km/h의 포심에 130km/h대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슬라이더, 120km/h대의 커브를 섞어가면서 KT 타선을 효과적으로 돌려 세웠다. 허삼영 감독이 칭찬했던 모습을 경기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3회 강백호를 상대로 8구 삼진을 잡아낸 장면은 백미였다. 상대 강백호는 리그 최고의 타자이자, 1회 첫 타석에서도 2루타를 허용한 바 있는 강타자였다. 아울러 바로 전 타석의 황재균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홈런을 맞은 바 있어 위축이 될 수도 있었을 터. 하지만 이재희는 그 슬라이더를 강백호 상대로 7개나 던지면서 정면승부를 펼쳤다. 그렇게 이재희는 리그 최고의 타자를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이재희는 마지막 타자 오윤석까지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3⅓이닝. 감독이 기대했던 1, 2이닝 보다 초과 달성한 성적이었다. 아울러 허삼영 감독이 말한 ‘전투력’이 돋보이는 데뷔전이었다. 

경기 후 이재희는 “첫 등판인데 적극적으로 승부를 한 부분은 만족한다”라며 자신의 1군 데뷔전을 돌아봤다. 하지만 곧 복기할 부분도 찾았다. 이재희는 “홈런을 맞은 것은 좀 아쉽다”라면서 “다음 등판 땐 잘 준비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재희의 호투는 삼성의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하지만 삼성으로선 선발 유망주를 또 한 명 발굴했다. 팀적으로나 이재희 개인적으로나 의미를 부여할 만한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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