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4, 5선발을 적지 않게 교체했다. 시즌 초에는 이승헌과 김진욱으로 시작한 자리. 그런데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노경은에게도 기회가 갔던 때가 있었고, 지금은 서준원과 최영환이 맡고 있다. 그만큼 경합할 후보가 많다.
그중에서 최영환은 시즌 초반 청사진에는 들어가 있지 않았다. 대체 선발 후보로는 우선순위에 있었지만 경합해야 하는 후보들이 적지 않았기에 비상이 아니라면 쉽게 기회를 얻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최영환은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올 시즌 롯데에는 투수진의 부상과 부진이 유독 심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부임한 후로 4, 5선발 자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승헌에게는 부상 여파가 있었고 김진욱은 불펜으로 전향했다. 게다가 지난 5월에는 필승조 최준용과 구승민이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다.
전천후 역할을 해 줄 투수가 필요했던 서튼 감독은 지난 5월 31일 최영환을 1군 엔트리로 불렀다. 당시까지 퓨처스리그에서는 5경기(선발 4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했던 최영환은 대체 선발은 물론이고 1이닝 불펜으로도 적합하다는 평가였다. 서튼 감독은 여기에 한 가지 역할을 더 집어넣어 "탠덤(1+1) 자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재진입을 위해 도전하고 있는 양현종(텍사스)도 시즌 초반에는 택시 스쿼드에만 포함된 대기 전력이었지만 콜업 이후에는 탠덤 주자로 나서다 기회를 잡고 빅리그 선발 데뷔전까지 치른 바 있다. 서튼 감독도 "최영환에게도 탠덤 전략은 기회일 것"이라고 봤다.
최영환은 불분명하다고도 볼 수 있는 자신의 보직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냈다. 지난 6월에는 6경기(선발 2경기)에 등판했는데 최소 ⅔이닝부터 최대 4⅔이닝까지 다양하게 소화하며 구멍난 마운드를 메웠다. 지난 6월 17일 한화전에서는 4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 투수로서 가능성도 비쳤다.
최영환의 가능성을 본 서튼 감독은 올림픽 휴식기 동안 진행한 서머캠프 첫 날 최영환을 선발 로테이션에 투입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영환은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2일 창원 NC전에서 5이닝 5피안타 3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 투구를 선보이며 서튼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서튼 감독은 "결과만 보더라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 줬다. 더 만족스러운 건 최영환은 매번 등판할 때마다 성장한다는 거다. 볼 카운트도 투수 쪽으로 끌고 갔다"라고 말했다. '선발진에 계속 머무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로테이션에 계속 있을 거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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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