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미국의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가 심리적 압박감에 경기 도중 기권을 선언했다.
바일스는 27일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했다. 첫 종목인 도마에서 낮은 점수 13.766을 받은 뒤 기권 의사를 표했다. 바일스의 불참에도 미국은 다른 선수가 빈자리를 메워 합계 166.096점을 얻으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일스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0개 메달을 휩쓸며 체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러한 바일스도 올림픽의 중압감을 떨쳐내지 못했다. 미국체조협회는 경기 후 "바일스가 의학적인 이유로 단체전에서 기권했다. 부상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바일스는 기자회견에서 기권 사유에 대해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처하면, 정신이 좀 나가게 된다. 나는 정신건강에 집중하고 나의 건강과 안녕을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육체적으로는 괜찮은데 정신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올림픽에 와서 대회의 가장 큰 스타가 된 건 견디기 쉽지 않다"면서 "동료들이 자랑스럽다. 용감하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다. 내가 출전할 수 없을 때 나서 주었고 지지해줘서 고맙다"라며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바일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심경을 전했다. 그는 "때로는 정말 온 세상의 짐을 진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부담감을 털어내고 내게 영향을 주지 않을 때도 있지만, 가끔 부담이 된다"라고 털어놨다.
미국에서도 바일스를 향한 격려의 메시지가 줄을 이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에 “바일스가 받아야 할 것은 감사와 지지다. 그는 여전히 역대 최고의 선수(Greatest Of All Time)다"라고 독려했다. 올림픽 3관왕에 빛나는 전 체조선수 앨리 레이즈먼도 NBC 방송 인터뷰에서 “얼마나 심한 압박이 받았을지 생각해보는 게 중요하다. 바일스도 인간이다. 가끔 사람들은 그걸 잊는다”라고 응원했다.
바일스는 오는 29일 개인 종합 경기를 앞두고 있다. 게다가 8월 1일부터 3일까지는 4개 종목별 결선이 있다. 과연 바일스가 심리적 압박감을 극복하고 남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AFP/연합뉴스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