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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A 톡]① 밀란 형제의 엇갈린 행보

기사입력 2011.01.18 09:29 / 기사수정 2011.01.18 09:35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리그 선두 AC 밀란이 레체 원정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테르는 볼로냐와의 홈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두며 선두권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유벤투스와 AS 로마 역시 각각 AS 바리와 체세나를 상대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기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AC 밀란은 17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스타디오 비아 델 마레에서 열린 2010/1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 A 20라운드 레체와의 원정 경기에서 후반 4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환상적인 슈팅으로 앞서 갔지만, 후반 37분 루벤 올리베이라에 동점 골을 내주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밀란은 승점 41점(12승 5무 3패)으로 피오렌티나와 비긴 나폴리와의 승점 차를 4점으로 유지했지만, 두 경기 덜 치른 인테르와 승점 차가 좁혀지게 됐다.

밀란이 무승부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테르는 볼로냐와의 홈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한 사뮈엘 에토오의 맹활약에 힘입어 볼로냐를 4-1로 제압했다. 이로써 인테르는 레오나르두 부임 후 연승행진을 이어가며 2경기를 덜 치른 상태에서 리그 6위로 올라섰으며, 밀란과의 승점 차를 9점으로 좁혔다.

한편, 유벤투스와 AS 로마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각각 바리와 체세나를 상대로 2-1, 1-0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획득하며 리그 4위와 5위로 올라섰다.

밀란 추격에 나선 디펜딩 챔피언 인테르

지난 시즌 인테르는 이탈리아 클럽 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그들은 트레블 주역 주제 무리뉴가 레알 마드리드로 거취를 옮기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무리뉴는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선수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음은 물론, 인테르에 가장 걸맞은 이상적인 전술을 선보이며 팀의 3관왕을 이끈 인물이다.

무리뉴의 공백 탓일까? 이번 시즌 인테르는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전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를 비롯한 리그와 코파 이탈리아 그리고 월드컵까지 치른 주축 선수들의 체력 고갈로 말미암은 부상 악령에 시달려야 했으며, 스페인식 점유율 축구를 도입하고자 했던 라파엘 베니테스와는 전술적인 면에서 불협화음을 보여줬다. 또한, 베니테스 감독과의 불화설이 전해지며 팀 분위기 자체가 엉망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테르는 지난 12월 클럽 월드컵 우승에 성공하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5연패를 달성하며 자타공인 이탈리아 최고의 클럽으로 부상했던 리그에서는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이에 마시모 모라티 인테르 구단주는 반 시즌 만에 베니테스를 경질했고 선수와 스카우트 그리고 감독까지 오가며 밀란과 돈독한 친분을 자랑했던 레오나르두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지난 시즌 밀란을 이끌었던 것이 감독 경험의 전부였던 레오나르두는 무리뉴와 마찬가지로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친화력 있는 감독이다.

그는 전술적 판단과 유동성에서는 다른 명문팀 감독과 비교해 뛰어난 능력을 갖추지 못했지만, 한물간 스타라는 오명을 쓴 호나우지뉴와 주장임에도, 로테이션에 익숙해야 했던 마시모 암브로시니에게 정확한 포지션을 부여할 만큼 빼어난 안목을 자랑한다.

이는 그가 선수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 보여준 대목이었다. 실례로 밀란 팬들과 일부 선수들은 레오나르두가 사임하는 순간까지 그를 지지하며 찬사를 보냈다.

유다보다 최악이라는 비난 속에 인테르 사령탑으로 부임한 레오나르두는 최우선책으로 어수선한 라커룸 정비에 나섰다. 그의 소통의 리더십에 대해 무리뉴는 지난 16일 풋볼 이탈리아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레오나르두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고 있다. 그는 지적이며 팀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라고 전하며 신임을 드러냈다. 베니테스에 대해 혹평을 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레오나르두의 라커룸 정비는 팀의 분위기 쇄신으로 이어졌고, 이는 인테르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게 하며 본 궤도에 오르도록 이끌었다. 후반기 개막 후, 인테르는 리그 2위 나폴리를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으로 3-1 승리를 기록한 데 이어 카타니아와 볼로냐마저 제압하며 부임 후 3연승을 기록 중이다.

특히 자신감을 잃었던 마이콩이 컨디션 회복에 완벽히 성공하며 오른쪽 측면의 지배자란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기복이 심했던 데얀 스탄코비치와 가브리엘 밀리토가 본래의 페이스를 찾으면서 위력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에토오가 더해져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인테르의 추격을 받게 된 위태로운 선두 밀란

애초 이번 시즌 세리에 A는 인테르와 밀란, 두 밀란 형제간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다. 이에 20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양 팀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선수단만 고려해도 다른 클럽과 비교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물론, 시즌 초반부터 두 명가의 자존심 싸움이 지속한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전반기만 보면 밀란의 압승이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호비뉴 그리고 케빈 프린스 보아텡과 안토니오 카사노까지 이번 시즌 밀란은 착실한 선수 보강으로 탄탄한 스쿼드를 구성했다. 이에 리그 중반 선두로 도약한 이래로 질 경기는 비기고, 비길 경기는 이기는 경기 결과로 굳히기에 나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후반기에 들어선 밀란은 선두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AS 로마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잘 싸우고도 아쉽게 패한 것과 대조적으로 칼리아리 원정에서는 줄곧 밀리다가 로드니 스트라써의 결승골에 힘겹게 1-0으로 승리하더니 우디네세와의 경기에서는 불안한 수비력으로 4골이나 내주며 4-4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반기 4-0으로 승리했던 레체와의 원정에서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모두 드러내며 1-1로 비겼다.

현재 밀란이 부진한 원인은 이나치오 아바테를 받쳐줄 수준급 왼쪽 풀백의 부재와 안드레아 피를로, 보아텡의 부상으로 말미암은 불안한 미드필더 그리고 티아구 시우바의 파트너 부재다.

이번 시즌 아바테는 일취월장하며 단순히 발 빠르고 체력 좋은 선수에서 영리한 선수로 한 단계 성장했다. 티아구 시우바 역시 적절한 공격 가담과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으로 밀란 수비진의 핵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현재 밀란은 이들을 도와줄 파트너가 부재하다. 루카 안토니니는 수비력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지안루이카 잠브로타는 노쇠화와 잦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기도 벅차다. 시우바의 파트너 알레산드로 네스타는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입증하듯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잦은 부상으로 출장보다 결장이 잦은 상황이다.

또한, 피를로의 부상으로 미드필더의 구심점을 잃었고, 연이은 미드필더들의 줄부상으로 선수 구성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응책으로 클라렌세 세드로프를 내세우고 있지만, 냉정히 말해 세도르프는 축구 선수라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적은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한 경기 661m만 걷는 기록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앞으로 겨울 이적시장 폐장이 2주일 안으로 다가온 만큼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리그 우승이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2편에서 계속)

[사진= 레체와 비긴 AC 밀란 ⓒ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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