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상대의 이해하기 힘든 방해에도 신유빈은 빠르게 흐름을 되찾고 승리를 따냈다.
신유빈은 25일 오후 3시 30분 도쿄체육관 3경기장에서 열린 니 시아 리안(룩셈부르크)와의 2020 도쿄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2라운드 맞대결에서 게임 스코어 4-3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17세의 신유빈과 58세의 리안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대결에서 어린 선수가 승리를 거뒀다.
신유빈은 1게임에서 무기력하게 2점만 얻으며 2-11로 패했지만 2게임에서 상대의 패턴에 적응했는지 끝까지 따라붙으며 듀스 게임을 만들었고 15분간 이어진 경기 끝에 19-17로 경기를 따냈다. 3게임을 5-11로 내줬지만, 신유빈은 다시 4게임에서 연속 3득점으로 기세를 올렸다.
이후 리안은 갑자기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신유빈 역시 갑자기 경기 중단 요청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두 선수 모두 휴식을 취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이날 경기를 관장한 주심은 경기 중단을 선언하면서 경기 감독관과 함께 무언가 이야기를 나눴다.
문제는 에어컨이었다. 이날 경기가 치러진 도쿄체육관 3경기장은 체육관 내 가장자리에 위치한 경기장이었다. 에어컨은 경기장 내부 시설로 향하는 통로 측에 두 대가 가동되고 있었고 바람의 방향도 경기장 쪽이 아닌 관중석 쪽이었다.
경기 감독관은 추교승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했고 감독이 신유빈에게 이 상황을 전달하자 "별로 안 그런데"라고 말하는 장면이 화면에 비쳤다. 뚱한 표정으로 대기하다가 결국 경기는 재개됐고 신유빈은 리안에게 내리 3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신유빈은 이내 다시 자신의 흐름을 되찾았고 4게임을 11-7로 이겼다. 이어 5게임도 11-8로 이긴 그녀는 6게임을 내줬지만 7게임에서 체력이 달린 리안을 11-5로 꺾으며 3라운드에 안착했다.
58세의 고령임을 고려하면 리안의 저러한 행동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더위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바람이 경기에 방해를 준다는 이야기일 수 있으나 신유빈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이미 2019년, 14세의 나이에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그녀는 대한민국 탁구의 미래로 불릴 만큼 주목을 받았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신유빈은 3라운드에서 세계랭킹 8위 두 호이 켐(홍콩)과 16강 진출을 두고 결전을 벌인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