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3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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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불발' 정은원 "작년이었다면 후보에도 없었다"

기사입력 2021.07.15 19:40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요."

한화 이글스 정은원은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한화가 치른 79경기 전 경기에 나와 85안타(4홈런) 25타점 50득점 65볼넷 11도루 타율 0.302, 출루율은 0.434, 장타율은 0.431을 기록했다. 완벽한 모습으로 한화의 라인업 가장 꼭대기를 책임졌다. 수비 역시 피곤하고 복잡한 시프트를 소화하고 있음에도 안정적이었다. 

정은원은 전반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2루수 WAR(KBO 기준 3.33) 1위를 지켰다. 2위(1.88)와도 차이가 확연한 수치. 야수 전체로 봐도 6위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지는 못했다. 2루수 박민우가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후에도 정은원이 당연하게 1순위로 대체자로 언급됐지만, 김경문 감독은 다른 선택을 했다.

대표팀에 공석이 났을 때, 많은 이들이 같은 생각을 했다. 정은원은 "선배님들, 형들이 다 '은원이 가겠다' 얘기를 했다. 크게 기대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팬분들도 그렇고 주변에서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진짜 되나'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작게나마 가져본 희망은 금방 거뒀다. 한 매체를 통해 나온 '대체 선수를 2루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으로 낙점했다'는 대표팀 측 입장을 봤고, 그때 마음을 완전히 내려놨다. 정은원은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번에 안 뽑혔을 때도, 이번에도 그렇게 생각했다. 만약 올림픽이 작년에 정상적으로 치러졌다면 나는 이렇게 1순위다 뭐다 얘기도 나오지 않았고, 후보에도 못 올라갔다. 1년이 늦춰지면서 기회라면 기회가 된 거겠지만, 어차피 작년에 했으면 못 가는 거였는데 굳이 그걸 생각하고 기대하나 그런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정은원은 그 속에서도 나아갈 길을 본다. "커뮤니티에서 팬분들의 반응을 봤다"고 웃은 정은원은 "너무 감사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느끼는 건, 내가 좀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팬분들의 많은 응원을 떠올리면서 조금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게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조금만 봐도 알 수 있다. 정은원이라는 선수가 왜 좋은 선수인지는 기록 뿐 아니라 그의 생각이, 모습이 너무나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태극마크가 있었다면 더 빛났을 순 있어도, 없다고 해서 정은원이 최고의 선수라는 사실이 변하지도 않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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