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1999년생 골키퍼가 메이저대회 MVP가 되는 역사적인 순간이 탄생했다.
이탈리아는 12일(한국시각)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UEFA 유로 2020 잉글랜드와의 결승전에 극적인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차지하면서 53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양 팀은 정규시간 동안 한 골을 주고받으며 연장전으로 향했고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로 승자를 가려야 했다. 양 팀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와 조던 픽포드는 승부차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먼저 실력을 과시한 건 픽포드였다. 그는 이탈리아의 두 번째 키커 안드레아 벨로티의 킥을 막아내면서 잉글랜드에 리드를 가져왔다. 승부차기 스코어 2-1로 잉글랜드가 앞서갔고 세 번째 차례에서 동률이 됐다. 레안드로 보누치가 성공시켰지만 마커스 래쉬포드가 골포스트를 맞히며 실축해 2-2 동점이 됐다.
이때부터 돈나룸마가 힘을 냈다. 네 번째 차례에서 이탈리아의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가 성공시킨 가운데 잉글랜드의 제이든 산초가 돈나룸마의 선방에 막히며 실축했다. 다섯 번째 차례에선 이탈리아의 조르지뉴가 픽포드의 다이빙에 막혔지만 잉글랜드의 부카요 사카 역시 돈나룸마의 선방에 막히며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결정됐다.
돈나룸마는 결승전을 포함해 이탈리아의 유로 2020, 7경기 전 경기 선발 출장했고 단 4실점에 그쳤다. 9개의 세이브를 기록한 돈나룸마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거기에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맹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이번 대회 MVP를 차지했다.
골키퍼의 대회 MVP 수상은 아주 드문 일이다. UEFA가 공식 선정한 MVP에선 그간 단 한 차례도 골키퍼의 MVP 수상은 없었다. 대회 60주년을 기념해 열린 대회에서 의미 있는 기록이 탄생한 순간이다. 유로 첫 대회인 유로 1960에서 레프 야신(소련)이 MVP를 수상했다는 일부 기록이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기록은 없다.
아직 22세에 불과한 돈나룸마는 이미 AC밀란에서 세리에A 215경기를 출장할 만큼 벌써 프로 6년 차가 된 베테랑 골키퍼다. 이탈리아 대표팀 경력 역시 32경기나 될 정도로 잔루이지 부폰을 이을 차세대 이탈리아의. 수문장으로 평가받는 선수다.
돈나룸마의 결정적인 승부차기 선방 쇼로 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는 지난 유로 1968, 3회 대회 우승 이후 무려 53년 만에 유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지난 2006 독일 월드컵 우승 이후 15년 만에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진=UEFA 유로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