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6.09 07:47 / 기사수정 2007.06.09 07:47
[엑스포츠뉴스 = 윤욱재 기자] 8일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 온통 관심은 양준혁(삼성)에 쏠렸다. 통산 2000안타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당연했다.
비록 양준혁의 대기록엔 미치지 못하지만 소중한 첫 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두산 포수 채상병. 2002년에 데뷔했던 그가 6년 만에 데뷔 첫 홈런을 터뜨렸다. 채상병은 2-4로 뒤지고 있던 4회말 임동규가 던진 커브(시속 106km)를 쳐냈고 타구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 갔다. 이 홈런은 두산이 5-4로 역전하는데 기폭제가 됐다.
그런데 홈런을 치기까지 과정이 눈물 겨울 정도다.
사연은 이렇다. 2회말 채상병이 친 타구를 유격수 박진만이 잡아 1루로 송구했다. 전력질주한 채상병은 슬라이딩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1루수 김한수와 충돌했다. 그래도 세이프 판정을 받아 1루에 살아 나갔으니 아픈 기색을 드러내기도 힘들었다.
1루에 나간 채상병은 다시 한번 전력질주를 했다. 2루로 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베이스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넘어진 것이 아닌가. 1루 주자로서 사명감이 너무 강했던 탓이었을까.
어찌 됐든 다음 타석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프로 첫 홈런을 때렸으니 채상병으로선 그간의 아픔을 모두 씻을 듯 하다.
사실 채상병은 촉망받는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지난 2002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할 때 계약금 2억원을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하더니 결국 2004시즌을 앞두고 두산으로 트레이드되었다.
두산으로 와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올 시즌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주전 포수 홍성흔이 버티고 있는데다 백업 포수도 김진수가 1군에 포함돼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2군과 대학팀이 참여한 전국 종합선수권 대회에서 발군의 타격을 과시하며 1군에 올라오는 기회를 잡았고 홍성흔의 부상으로 '임시 주전 마스크'를 쓰고 있다.
아직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임시직'이지만 점차 희망의 문과 가까워지는 채상병이다. 지난 6일 득녀한데 이어 겹경사를 맞이한 채상병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두산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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