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6.05 11:01 / 기사수정 2007.06.05 11:01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베어벡호의 목표는 당연히 아시안컵 우승이다.
그러나 준비할 여유는 그리 많지 않다. 어느덧 아시안컵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베어벡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7월9일 개막을 앞두고 주어진 2주간 소집훈련뿐이다.
베어벡 감독은 지난 우루과이전과 네덜란드전을 마친 후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실패를 인정했다. 그가 밝힌 앞으로 대표팀에 보완이 시급한 공-수의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수비: 침착하고 포백 완성도 높여야
실점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에 의한 실점은 곤란하다. 한국은 그동안 줄곧 빈틈을 상대에 보여 뼈아픈 실점을 내주곤 했다. 이번 네덜란드전에서도 두 차례의 실수가 화근이었다.
첫 실점 상황 당시 한국은 이천수의 활약으로 네덜란드와 서서히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을 대처하는 침착함이 아쉬웠다.
벤치에서 뒤처진 라인을 앞으로 끌어올리라는 주문이 들려오자, 선수들은 조금씩 앞서 나갔다. 그러나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포백라인과 미드필더진에서 한순간에 틈이 벌어졌다. 결국 공간이 열렸고, 이를 놓칠 네덜란드가 아니었다. 네덜란드는 순식간에 공을 중앙선 부근에서 그대로 한국의 허리를 그대로 관통해 문전으로 보냈다.
급히 측면의 김동진의 커버링에 들어왔지만, 결과는 페널티킥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소리가 들렸을 뿐이었다. 이에 대해 바스텐 감독은 "한국은 너무 급하게 공격을 들어오려고 한다"며 "수비의 균형을 맞추고 천천히 경기를 풀어 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두번쨰 실점도 다소 허망했다. 한국은 후반 들어 교체 투입된 선수들의 활약으로 전반보다 한결 좋아진 모습이었다. 볼 점유율을 끌어 올린 한국은 후반 25분까지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이번에도 순식간의 역습 하나를 막지 못했다. 김동진의 공간을 확실히 메우지 못하면서 네덜란드 오른쪽 풀백 마리오 멜히옷의 기습 오버래핑에 포백이 완전히 무너졌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패스를 일차적으로 차단치 못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책임도 크나, 결과적으로 포백 수비가 유기적이지 못했다,
감독 부임 이후 9개월여가 흘렀지만 아직도 포백 조직력은 엉성하기만 하다. 조직력이 중요한 포백에 아직 주전급 선수들이 확고히 정해지지 못했다. 이제는 확실한 포백을 구성해 집중적인 훈련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분명히 중원에서의 압박도 기대 이하였다. 바스텐 감독은 "한국의 거센 압박은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며 위로를 했다고 한들, 이걸 위안으로 삼으면 안된다.
수비 가담이 좋은 박지성의 결장이 컸지만, 다가오는 아시안컵에는 박지성은 없다. 한국은 김정우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김두현과 이호는 최악의 컨디션으로 걱정을 샀다.
베어벡 감독은 이호의 활약이 부진했다는 질문에 짧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대답을 했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앞으로 가라앉은 그의 기량의 끌어올리는 것과 동시에 대안 물색으로 베어벡 감독은 한동안 골머리를 앓아야 할 듯싶다.
공격: 언제까지 측면만?
한국은 줄기차게 네덜란드의 측면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땅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베어벡 감독은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릴 수 있도록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며 크로스 능력을 강조한다.
하지만, 파이널 패스가 둔탁한 것을 선수 탓으로 돌리기는 힘들다. 베어벡 감독 역시 공격 전술의 변화에 대한 깊이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 네덜란드전에서는 후반 들어 K리그에서 가장 조직적인 공격력을 갖춘 성남의 주전 4인방 최성국-김두현-손대호-김상식이 미드필더에 나섰음에도 불구, 여전히 측면 일면적인 공격은 계속됐다.
4-3-3에 원톱 헤딩에 이은 세컨드 찬스만 노리라는 법은 없다.측면 공격으로 경기로 풀어갈 경우, 자칫 한 사람에 의존해야 할수도 있다. 네덜란드전에서도 결국 이천수 홀로 외롭게 경기를 풀어가는 형국이었다. 개선이 필요하다.
다행히 아시안컵은 유럽의 강호와의 일전과 달리, 한국이 강세를 보일 수 있는 입장이다. 베어벡호는 2주간의 합숙을 통해 전체적인 조직력 향상으로 어느 선수든 상황에 따라 동시에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진정한 '토탈사커'의 면모를 갖추도록 해야 한다. 괜히 네덜란드 평가전 이후 '짝퉁 토탈사커'라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대표팀은 올해 3차례의 평가전에서 1골의 빈공에 그치고 있다. 그것도 1월 그리스전에서 이천수가 넣은 프리킥이 전부다. 슈팅 찬스를 잘 포착하는 이동국의 가세로 좀 더 득점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공격력 업그레이드에도 만전을 가해야 할 것이다.
축구는 무엇보다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하다. 그 모두는 선수들의 노력과 감독의 역량이 합쳐져야 가능한 일이다. 오는 7월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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