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내가 감독님 성향과 잘 맞는 것 같다."
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개막 후 첫 3경기 동안 11타수 1안타를 치는 데 그쳤다. 트레이드돼 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부담이 적지 않았기에 더욱 신중해질 수도 있었지만, 양석환은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6경기 만에 이적 후 첫 홈런이 나왔고, 그때부터 올 시즌 64경기 동안 타율 0.289 OPS(출루율+장타율) 0.872, 15홈런 43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페이스를 끌어 올린 모습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은 "3볼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휘두르라"고 말하는 지도자다. 불리한 상황에 몰린 상대 투수를 더욱 몰아부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양석환에게도 해당됐다. 그런데 양석환은 김 감독과 이런 공격적인 성향이 아주 잘 맞았다고 이야기한다. 양석환은 "감독님과 성향이 잘 맞다"며 "나와 공격적인 성향이 일치하는데, 감독님께서는 3볼에서도 과감하고 자신 있게 치라고 주문하신다. 나도 3볼에서 병살타도 쳐 봤지만 득점권이면 더 자신 있고 과감하게 친다"고 말했다.
양석환은 초구에도 3볼에서도 적극적으로 스윙하는 타자다. 또 김 감독과 만나면서 타격 포인트를 앞에 놓는 장점을 살리며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다. 양석환은 실제로 초구나 3볼에서 오는 공에 과감하게 스윙한다. 3볼 상황에서 8타수 무안타, 그리고 병살타를 1개 친 기억까지 또렷이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타협할 생각은 없다고 한다. "타자는 '내가 지금 쳐도 되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면 미묘하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그의 말에 실패를 두려워하면 좋은 타석 결과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생각이 읽힌다.
22일 잠실 키움전에서도 공격적인 타격이 빛났다. 양석환은 1호 말 1사 만루에서는 키움 선발 투수 한현희의 초구를 쳐 결승 2타점 적시 2루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8회 말에는 쐐기 스리런 홈런을 치며 이날 10-3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이날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한 양석환에 힘입어 2연패를 끊었다.
경기가 끝나고 양석환은 이날에도 김 감독과 시즌 초 논의한 대로 자신의 장점을 살린 타격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며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는 건 내 장점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단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내 타격 포인트에서 맞아 홈런도 나왔다. 장점을 부각한 타격을 매일 연습하는 건 아니지만 느낌을 지금도 갖고 치고 있다. 실제로 결과를 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작년에는 내가 갖고 있는 약점을 보완하려고도 해 봤다. 하지만 실패했다. 그런데 팀을 옮기고 나서는 잘하는 걸 해 보려고 마음먹었다"며 "평균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데에는 나 역시 야구선수이고 또 타자이기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만 갖고는 해낼 수 없다. 매 경기 더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조금씩 끌어 올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