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던질 땐 몰랐는데, 잘 던지고 끝나고 나니까 눈물이 날 것 같더라고요".
LG 트윈스는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원정경기에서 14-1 대승을 거두고 5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임찬규는 7이닝 2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h까지 나왔고, 커브와 체인지업, 임찬규는 커터라고 표현한 슬라이더를 섞어 호투했다. 류지현 감독은 "용맹스러운 장수를 더 얻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4월 2경기 2패 후 2군으로 내려갔다 올라와 첫 경기, 그리고 부친상을 당한 뒤 첫 등판이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임찬규는 "아버지를 여의고 운동은 똑같이 나갔는데 갑자기 구속이 잘 나왔다. 이유는 없다. 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것 같다"면서 "따로 뭔가를 하려고 한 것도 없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쫓기지 말고 즐겁게 살라고 하셨는데, 즐겁게 하다보니 올라온 것 같기도 하다"고 얘기했다.
그는 "던질 때 모르겠는데 잘 던지고 끝나고 나니까 눈물이 날 거 같더라. 아버지가 보셨으면 너무 좋아하셨을 것 같다. 재작년과 작년에 슬라이더를 연습했던 것도 아버지 영향이 컸는데, 이제서야 좋아졌다. 큰 선물을 주신 것 같다. 145km/h 이상 구속에 슬라이더, 그리고 행복하게 즐기면서 야구하는 모습까지 다 아버지가 바라셨던 모습이었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이어 임찬규는 "말은 안 했지만 아버지가 계속 안 좋으셨는데, 그동안 조금이라도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조금했던 게 화로 다가왔던 것 같다. 상까지 당하고 여러 가지로 힘들었는데, 아버지가 어느 자리에 있던 쫓기지 말고 행복하고 낭만 있게 살라고 하셨던 그 말을 이제서야 깨달은 것 같다. 아버지를 여의기 전과 후의 인생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임찬규의 호투와 함께, 타선은 구단 한 경기 최다 홈런이 7홈런 포함 16안타를 몰아치면서 임찬규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임찬규는 "나를 반기는 우리 팀의 축포였던 것 같다. 수비도 집중해주고, 경기를 수월하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 시프트도 오늘 가는 곳곳 연결 되면서 잘 풀렸던 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이제 더 잘하겠다는 욕심을 말하지 않았다. 임찬규는 "지금까지 팀에 공헌한 게 하나도 없어서 너무 미안했다. 앞으로 벤치 분위기가 마이너스 되지 않도록 하고 싶다. 개인적인 건 없다. 무언가에 쫓기지 않고, 어느 자리에 있든, 어떤 상황이든 재밌고 행복학 살고 싶다. 그게 각오다. 쫓기다보면 제자리로 돌아갈 것 같아서, 아버지 뜻대로 즐겁게 살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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