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현재 블루스퀘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드라큘라’ 무대를 위해 또 한 번 강렬한 레드 컬러로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김준수는 “본의 아니게 후회도 한다. 감사하지만 4연째 하다 보면 두피 관리에 엄청 신경을 쓴다”라며 웃었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내게 맞는 개성을 잘 표현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그게 허용되는 게 뮤지컬이라고 봐요. 초연 때는 당연히 블랙 머리로 하려고 했어요. ‘드라큘라’ 하면 소설이든 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블랙 포마드잖아요.
리허설 때까지만 해도 당연하게 블랙으로 하려다가 공연을 올리기 2, 3일 전에 넘버 ‘프레시 블러드(Fresh Blood)'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조나단의 피를 흡혈해서 노인을 벗어나 다시 400년 전의 젊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신을 할 때 시각적 포인트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무대가 검정이니 검정 머리가 나오는 것보단 흡혈할 때 내 몸에 피가 흡수되는 걸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단지 젊어진 걸 표현하기보다는 피가 전이된듯한 느낌이 나면 어떨까. 백발인데 피를 마셔서 레드 머리로 변하는, 시각적인 포인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뮤지컬 ‘드라큘라’는 뮤지컬 '드라큘라'는 소설을 기반으로 4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애절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현실에는 없는 ‘400년을 초월한 사랑’이란 판타지적 주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했을까.
“그래서 드라큘라의 사랑 이야기가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나 싶어요. 드라큘라는 기차를 탈선시켰다는 말도 안 되는 농담 같은 일반적이지 않은 표현법을 써요. 저도 웃자고 애드리브를 하고 있지만 ‘기차를 탈선시켰다, 당신과 함께하기 위해서요’는 중요한 대사라고 생각해요. 가장 드라큘라다운 사랑을 보여주는 신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고 허구인데 드라큘라는 마음먹으면 가능하거든요. 가능한데 웃겨 보이려고 가까워지려고 농담하는 건데 미나가 받아들이기에는 ‘뭐라고 하는 거지’ 이 느낌이죠. 이 대비가 초연 때 대본을 볼 때부터 너무나 와닿았어요.
지금도 (임)혜영 누나와 할 때는 만나자마자 ‘오늘은 어떤 애드리브를 하지’ 할 정도예요. 이걸 보러 와주는 분들이 분명 있을 거고 실망하게 해 드리고 싶지 않아서 매회 애드리브를 해요. 그런 작은 디테일이 그 회차의 에너지를 준다고 생각해요. 드라큘라가 가장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더더욱 그 신이 애착이 가요. 보는 분들은 가볍게 넘어가지만 연기하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신이에요. 그래서 (미나에게) 거부당할 때 더 처절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김준수는 유독 판타지 장르에 특기를 보였다. 특유의 허스키 음색 덕분인지 ‘드라큘라, ‘데스노트’, ‘엘리자벳’, ‘도리안그레이’, ‘엑스칼리버’ 등 드라마틱한 작품과 찰떡궁합을 이뤘다.
“‘판타지 장르를 많이 해왔는데 잘 어울리는 걸 골라서 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반대로 말하면 저는 뮤지컬 배우로서도 활동하지만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와중에도 다른 공연이 올려지면 라이벌 공연이어도 보러 다녀요. 쉴 때도 보러 다니고요. 여러 사랑 이야기도, 인간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판타지적인 주제가 뮤지컬로 만들어졌을 때 영화보다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끌려서 판타지 장르가 우선순위에 들었을 수도 있어요. 뮤지컬에 판타지가 가미될 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그 감동을 느껴 빠진 거 같아요.
처음에는 너무 큰 도전이었어요. ‘죽음’은 어떻게 표현하고 만나본 적 없는 모차르트는 어떻게 연기하고 ‘데스노트’는 코어 팬이 있어서 비슷하면 작품의 역할이 아닌 코스프레처럼 보여 더 웃길 거 같고요. 접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도전의 마음으로 했던 것 같아요.”
김준수는 지난해 7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로 웅장하거나 어두운 작품, 캐릭터를 해왔는데, 밝은 뮤지컬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김준수의 또 다른 매력을 조만간 볼 수 있을까. 아이돌인 만큼 댄스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도 하고 싶단다.
“정말 하고 싶어요. ‘킹키부츠’도 하고 싶고 ‘킹키부츠’ 같은 밝은 걸 하고 싶은 거죠. 죽고 죽이고 울고 끝나고 항상 새드엔딩이었어요. 마냥 해피엔딩은 없었는데 ‘킹키부츠’를 보면서 ‘그래 이렇게 행복하게 끝날 수도 있는데 왜 이렇게 울고 끝날까’ 했어요. ‘킹키부츠’는 다 같이 박수치며 춤도 추며 노래하면서 끝나잖아요. 춤도 어느 정도 자신 있어서 춤을 보여줄 밝은 뮤지컬을 하고 싶기도 해요.
최근에는 ‘위키드’를 봤습니다. 너무 재밌게 생각하는 뮤지컬 중 하나고 이런 말은 조심해야 하는데 (웃음) 제가 꼽는 최고의 작품이 4개가 있어요. 그중 하나가 ‘위키드’라고 생각해서 너무나 재밌게 봤습니다. 손승연 씨 공연을 봤는데 잘하더라고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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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