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하지원 인턴기자] 박지성이 2002 월드컵 4강 신화 비하인드부터 스승 히딩크와의 인연에 대해 밝혔다.
10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3’에는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지성은 온 국민이 열광했던 2002년을 회상하며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1승 조차 해본 적이 없었고, 부담감이 확실히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당시 16강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만나 불안함을 느꼈다던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이 '이대로라면 우리도 일본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러고 하더라. 거기서 좀 더 정신을 차렸다. 우리는 이겨서 올라가야지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도 한일 관계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선수들이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고.
16강을 확정 지은 포르투갈 전에서 박지성은 이영표의 크로스를 받아 상대 선수를 제치고 골을 넣으며 화제를 모았다. 박지성은 그 당시 기분에 대해 "그 장면이 몇 초 안 되는 짧은 시간이다. 저한테는 아주 슬로모션처럼 느껴졌다. 공을 받아낸 순간부터 발을 떠나는 순간까지 천천히 기억이 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지성은 운명의 경기 포르투갈전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고 밝혀 깜짝 놀라게 했다.
포르투갈 경기 4일 전 왼쪽 발목의 부상을 당했다는 박지성은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못 나갈 거라는 생각을 했다. '16강을 목표로 달려왔는데 여기서 포기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경기 몇 시간 전까지만해도 출전이 확실하지 않았는데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기 때문에 뛰게 됐다. 발목이 호전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인생을 바꾼 히딩크 감독의 한마디를 언급했다. 그는 "히딩크 감독님이 저한테 '정신적으로 훌륭한 선수이기에 유럽에서 뛸 수 있는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열심히 뛰었지만 사람들의 기대가 없던 저에게 유럽에 갈 수 있는 선수라고 말해주셨다. 그 말을 천금처럼 여기고 유럽을 꿈꾸기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난 후에는 PSV 아인트호벤으로 갈 것인지, 교토퍼플상가와의 재계약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했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처음부터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했지만, 히딩크 감독의 PSV였기 때문에 고민을 안 하고 PSV 아인트호벤 행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지성은 "한국 쪽에서는 백지수표계약이 있었다. 백지수표 제안은 커리어 중 두 번 정도 받았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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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 기자 zon122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