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내가 묻겠다. 윤성빈을 향한 편견과 평판은 과거의 일인가. 아니면 최근 1~2년 동안의 일인가. 최근 윤성빈은 바뀌었다."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2년여 만에 1군 무대로 돌아온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은 1이닝 동안 23구를 던지며 1볼넷 무실점으로 복귀전을 마쳤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할 당시부터 최대 강점이라고 평가받던 강속구가 돋보였다. 이날 최고 152km/h까지 나온 직구는 전체 투구 중 91.3%(21구)를 차지했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제구도 몇 차례 섞여 있었다. 하지만 785일 동안 퓨처스 팀에서 자신감을 찾는 데 주력했던 만큼 래리 서튼 감독도 짧은 투구 내용 안에서 고무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5차전을 앞두고 윤성빈으로부터 몇 가지 희망적인 요소를 발견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2018년 18경기를 뛰고 이듬해 1군에서 1경기만 나섰던 윤성빈으로부터 서튼 감독이 가장 먼저 발견한 건 마운드 위에서의 자세였다. 그는 "1군에 오랜만에 올라왔는데도 주변의 많은 소리와 압박감도 캄타운시키며 천천히 자기 페이스로 끌고 가는 모습을 보였다"며 "오랫동안 열심히 훈련해 온 윤성빈은 이제 1군에서 경쟁할 정도의 선수가 됐다. 체인지업도 구위가 좋아졌고, 직구도 제구를 많이 잡았다"고 봤다.
다음으로는 완벽한 제구를 보여 주지는 못했지만 침착하게 운영해 나가려는 능력이었다. 서튼 감독은 "최고의 제구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효율적인 제구였다"며 "감독으로서 윤성빈을 보며 가장 기뻤던 건 한 타자를 상대하고 다음 타자를 상대할 때 다시 시작하려 하는 모습이었다. 지나간 건 잊고 다음 타자를 상대로 침착하게 다시 계획을 짜는 모습을 보였다"고 이야기했다.
서튼 감독은 퓨처스 감독으로 있던 시절부터 지켜 본 윤성빈에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프로야구선수로서 자세라고도 이야기했다. 특히 입단 초부터 기회를 받으며 생긴 부담감에 따른 부진과 그로 인해 윤성빈을 따라다녔던 생활 면에서의 편견도 이제는 과거의 일이라고 했다.
서튼 감독은 "편견과 평판이 과거 일인가, 아니면 최근 1~2년 새 나온 일인가. 대부분의 어린 선수가 프로선수로서 책임감을 못 느끼고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가 많다. 윤성빈은 1순위로 왔고 프로에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이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윤성빈은 바뀌었다"고 힘줘 말했다.
앞으로는 발전 가능성을 보여 줄 일만 남았다고 서튼 감독은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윤성빈만의 메커니즘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모든 투수는 자기만의 DNA가 있다. 윤성빈은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다"라며 "다른 예를 들자면 나도 현역 시절 때 당시 최고의 선수 이승엽처럼 치려 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거다. 나는 나만의 타자로서 DNA가 있었으니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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