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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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덱’을 기억하려는 디다와 레이나

기사입력 2007.05.24 00:10 / 기사수정 2007.05.24 00:10

황교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황교희 기자]  '두덱을 기억하자' 

긴장감이 감돌던 2004/05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막바지에 이른 승부차기에서 AC 밀란의 안드레이 솁첸코(첼시)의 발을 떠난 공은 리버풀 골키퍼 예지 두덱(34)에게 가로 막혔다. 

솁첸코는 당연히 어느 한쪽으로 몸을 던질 것으로 예상했던 두덱이었지만, 그는 그 큰 움직임 없이 가운데로 날라오는 공을 막아냈다. 챔피언스리그 대회 역사상 가장 극적인 드라마는 그렇게 쓰여졌다.

그리고 세월은 흘러 2007년이 됐고, 두 팀은 '빅 이어'를 놓고 운명을 건 일전을 2년 만에 재현한다. 변한 건 거의 없다. 단, 결승전 무대가 이스탄불에서 아테네로 그리고 최후방을 지켜야 하는 수문장의 대결도 디다-두덱에서 디다-레이나로 변경됐을 뿐이다.

디다, 잊을 수 없는 '두덱과 맞대결 패배'

디다는 2년 만에 리버풀과의 재회가 악몽을 씻을 수 있는 기회라 여기고 있다. 당시 AC밀란은 전반까지만 해도 세 골 차로 앞서고 있어, 그 누구도 빅 이어의 주인을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후반 들어 내리 제라드로 시작한 골퍼레이드가 세 골까지 이어지면서 경기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물론 카테나치오를 자랑하던 AC밀란 수비가 허물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최후방 지킴이였던 디다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3-3연장 끝에 승부차기에 들어간 디다는 상대 키퍼였던 두덱 보다 더 많은 골을 허용했고, 팀은 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자타가 공인했던 최고의 키퍼 디다는 두덱과 승부에서 패하며, 씻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그래서 그때를 생각하며 날아드는 공을 막고 또 막았다. 두덱과의 맞대결을 상상하며 그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디다였다.
 
레이나, '어게인 두덱'

하지만 디다의 상대자는 호세 레이나(25)로 바뀌었다. 지난 2005년 여름 비아레알에서 새롭게 리버풀로 둥지를 틀게 되면서 두덱을 '넘버 2'로 밀어 냈기 때문이다. 그 이후 레이나는 지난 2년 동안 103경기(컵대회 포함)에 출전해 명실상부한 리버풀 수문장으로 자리매김 했다.
 
두덱 대신 나서고 있지만 레이나는 '어게인 두덱'을 외치고 있다. 과거 두덱이 그랬던 것처럼 레이나 역시 정규리그 보다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더 뛰어난 방어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전의 활약을 자신이 재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레이나는 지난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승부차기에서 신들린 선방을 펼쳤다. 팀을 21년 만에 유럽 정상에 올려놨던 2004-2005챔피언그리그 결승전 두덱의 방어력을 연상케 했던 장면이었다.
 
이번 챔피언스결승전에서 두덱이 경기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디다와 레이나는 두덱을 생각하면서 두터운 장갑을 더욱 조일 것이다. 

[사진@리버풀FC]


황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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