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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플코리아 이형주 대표, “내가 얻은 꿈을 나눠주고 싶었다”

기사입력 2007.05.21 22:10 / 기사수정 2007.05.21 22:10

황교희 기자
    

- 이피플코리아 이형주 대표, "내가 얻은 꿈을 나눠주고 싶었다"

[엑스포츠뉴스= 황교희 기자] "불모지이기 때문에 힘들다"

국내 첫 스포테인먼트 회사인 이피플코리아 이형주(32) 대표는 자신이 걷고 있는 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금방이라도 비를 쏟아 부을 것만 같았던 지난 주말 구로에 위치한 모 회사 앞에서 그를 만났다. 아직 30대 초반이지만 한 회사의 대표로 자신의 꿈을 하나씩 실현시켜 나아가고 있었다. 이를 반영하듯 인터뷰 중간중간에도 그가 가지고 있는 여러 대의 전화기는 쉬지 않고 울려댔다.

지난 2001년 다음카페에서 이피플로 시작한 이피플코리아(http://epeoplekorea.com)는 농구(스포츠)와 연예를 함께 접목시킨 회사다. 홈페이지는 에이젼트-프로모션-매니지먼트 사업 등으로 크게 나누고 있지만, 그 어느 하나도 농구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회사 주력 사업으로는 개그콘서트 멤버들이 다수 포함된 연예인 농구단 ‘더 홀(The Hole)’과 전국 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농구의 재미를 전도하고 있는 ‘러브스쿨투어’가 있다. 그리고 미국 ‘앤드 원맥스’ 팀을 벤치 마킹한 한국형 ‘엔드 원’이 이피플코리아의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슬램덩크에서 탄생한 '더 홀'

지난 2004년 그는 홍대 모 술집에서 친분이 있던 개그맨 임혁필과 만났다. 술 잔이 오가는 가운데 어린 시절 재미있게 봤던 농구 만화 '슬램덩크'가 소재로 등장했다. 정대만을 좋아했던 그 둘은 만화 속에 나오는 그의 명대사를 기억해내며 즐거워했다.

그렇게 시작한 이야기는 연예인 농구단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말 우연이었다. 농구를 좋아했지만,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어린 시절 자신에게 꿈을 주었던 농구가 '더 홀'이 탄생 할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그렇게 생겨난 연예인 농구단 더 홀(The Hole)은 영문 그대로 '구멍'이란 의미다. 농구 림의 구멍과 선수들이 프로 농구 선수가 아닌 만큼 전 포지션 모두 구멍일 것이라 해서 그렇게 지었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그 당시에는 농구 실력이 더 형편 없었다"는게 이 대표의 말이다. 



'더 홀'은 창단 과정의 중추역할을 했던 임혁필씨가 구단주로 있고, KIA 자동차(현 모비스)시절 선수로 뛰었던 한기범씨가 감독으로 있다. 이 밖에 개그맨 이휘재와 이혁재씨가 각각 팀의 주장과 부주장을 맡고 있고 박성호, 윤성호, 김인석 등 개그콘서트 출신들이 다수 선수로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더 홀 홈페이지(http://www.thehole.co.kr/) 내에 있는 게시판을 통해 도전을 받아 농구 시합을 갖는다. 더 홀 역시 아마추어인 만큼 일반인들과 시합을 치룬다. 모 지역 교육공무원 소속 팀부터 시작해서 각 대학 농구 동아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장을 내민다. 돈을 벌어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순수하게 농구를 좋아하고 즐기는 분들과 함께하기 위해 만들어진 팀인 것이다.

자신이 얻은 꿈을 다시 어린 학생들에게

그럼 30대 초반인 이형주 대표가 어떻게 이 많은 연예인과 함께 할 수 있는 농구 팀을 기획하고 만들 수 있었던 것일까.

대학교 졸업 동시에 그는 국내에서 알아주는 모 매니지먼트 회사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매니저로 활동하며 여러 연예인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마케팅 스터디(스마팅)에 들어가면서 스포츠 행사를 기획하는 방법을 배우게 됐고, 매니저 시절 방송 경험이 합쳐져 지난 2006년 '러브스쿨투어'를 고안해 냈다.

"스포츠 마케팅 스터디는 이론에 도움을 줬고, 연예인 매니저 시절은 방송과 엔터테인먼트의 생리를 알게 해줬다"며 "이것들 때문에 방송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어렵지 않게 시도할 수 있었다"고 '러브스쿨투어' 진행 과정을 설명해줬다. 



'러브스쿨투어'는 앞서 말했듯이 전국에 있는 고등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농구 시합을 갖는 프로그램이다. 이 역시 이피플코리아에 소속된 농구 선수들과 시합을 벌이는 데 더 홀과는 다른 선수들이 포진되어 있다. 전 KCC 선수였던 이항범과 중학교 농구신동 이선우 등이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러브스쿨투어만의 또 다른 특징은 일반 농구 경기와는 달리 힙합 음악을 틀어 놓고 경기를 펼친다는 점. '힙합'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힙합과 함께하는 농구에 적응하지 못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모두가 즐기는 시합이 되어있다’라는 이 대표의 말이다.

지난해 러브스쿨은 모 캐이블 방송국에서 한 달에 한번씩 방송을 했다. 그리고 오는 9월부터는 영어 전문 채널인 아리랑 TV에서 재탄생 한다. 방송국 변경의 가장 큰 요인에 대해 묻자 "기존 방송국과 재계약 하지 못한 것이 큰 요인"이었다고 대답했다. 그 과정에서 아리랑TV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고 이제는 전 세계로 방영되는 발전된 프로그램이 됐다.

아리랑 TV에 방영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묻자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들을 우리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아리랑 측의 고민은 학생들과 가까이 하지 못한 점이었는데, 자신이 나오고 자신의 학교가 나오는데 그들이 보지 않겠느냐"며 웃음 지었다.

또 다른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이피플코리아는 국내 아동학대.결식을 돕는 굿네이버스와 함께 하고 있다. 투어나 행사가 있는 어느 곳이면 굿네이버스를 홍보하는 걸게 문구를 가져가 홍보한다. 또한 거기서 얻은 수익에 대해 일정 부분을 그곳에 기부하기도 한다.

굿네이버스와 인연은 지난해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모 마라톤 대회를 후원했던 굿네이버스가 임혁필을 비롯해 몇몇 더 홀 선수들을 게스트로 초청하면서 이피플코리아와 인연을 맺게 됐다. 단순히 홍보를 위해 사진을 찍고 가는 타 연예인과는 다르게 이들은 실제로 5km를 뛰어 방송이나 언론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었다.

자신이 좋아했던 농구를 가지고 젊은 나이에 대표 자리까지 올랐지만, 그 역시 하루에도 수 없이 힘들고 지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때마다 그가 떠올리며 이겨내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일을 하면서 "형 때문에 농구하게 됐어요", "러브스쿨투어보고 농구가 좋아졌어요"라는 말을 기억해 내는 것. 더 홀과 러브스쿨, 엔드 원 행사 등을 통해 농구를 경험한 학생들이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올리는 글을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이 대표는 "만화 '슬램덩크'를 보고 농구를 좋아하게 됐다. 그리고 그 바탕으로 자신의 꿈을 위해 조금씩 전진해 왔다. 이제는 자신들로 인해 아이들이 농구를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과 함께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황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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