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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영, 글린다·자스민 꿈꾸다 "아이비 언니처럼 오래"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1.04.26 12:00 / 기사수정 2021.04.26 11:4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뮤지컬 ‘시카고’는 티파니 영에게 남다르다. 2011년 ‘페임’ 후 10년만의 뮤지컬 복귀작이자 버킷리스트에 올려놓을 정도로 꿈에 그리던 작품이었다.

티파니 영은 “지금 하는 작품이 '시카고'라서 너무 소중하다”며 행복해했다.

"한국에서 뮤지컬 '시카고'를 2009년에 봤어요. 그때는 20대였는데 핑크빛 안경을 쓰고 로맨틱하게 봤죠. 록시가 너무 예쁘고 넘버도 너무 화려하다고 생각했어요. 30대가 되니 연출, 안무, 디테일, 조명 등이 하나하나 모든 게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대사뿐만 아니라 음악, 악기, 스토리텔링이 마음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공연을 본 (소녀시대) 멤버들이 다크한데 너무 재밌다고,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시각적 섹시함이 아니라 위트 있는 섹시함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요.“

한국에서 2000년 초연 후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사랑받은 '시카고'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이다. ‘시카고’는 재즈, 술, 욕망, 폭력, 범죄, 그리고 돈이면 뭐든지 가능했던 1920년대 시카고가 배경이다. 

티파니는 록시 하트를 연기한다. 내연남을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들어와 벨카 멜리의 인기를 빼앗는 코러스 걸이다. 연기, 춤, 노래 모두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캐릭터다.

"라이브하다는 점이 공연의 매력이기 때문에 3개월간 연습하는 과정에서 유연성 훈련을 많이 받았다. 예전 같으면 ‘록시의 5가지 리액션을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솔직하고 충실하게 반응하며 대처하는 유연성이 생겼어요. 집에 가서 '아 이게 왜 틀렸을까, 왜 감정 연결이 안 됐을까'를 생각해요. 매일 수정을 하면서 한 신 한 신 되짚어 봐요. 다음날 또 도전할 수 있는 게 무대이고 뮤지컬인 것 같아요. 연출님, 각 감독님들에게 진단을 받으면서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죠.”

가수 출신인 아이비, 옥주현 역시 ‘시카고’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티파니 영 역시 ‘시카고’를 계기로 앞으로 뮤지컬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여줄 계획이다. 

"워낙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가수의 꿈을 갖게 된 게 디즈니 공주 노래 때문이었어요. 옛날 디즈니 공주 노래가 다 뮤지컬 베이스에요. 분석해서 보니 제가 뮤지컬을 너무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거죠. 나의 30대 커리어와 첫 주연을 '시카고'로 연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아이비 언니처럼 오래 하고 싶어요.”

‘지킬앤하이드’ 루시, ‘위키드’ 글린다, ‘알라딘’ 자스민 공주, ‘물랑루즈’ 사틴 역할을 하고 싶은 배역으로 꼽았다.

“무엇에 도전할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한국에 있든 미국에 있든 제한을 두지 않고 글로벌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발랄하고 귀여운 소녀시대 멤버에서 어느덧 우리 나이로 33세 숙녀가 됐다. 티파니가 꿈꾸는 30대는 어떤 모습일까. 

“‘섹스앤더시티’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멋지고 시크하고 쿨하고 재밌고 더 도전정신이 강해지고 용기 있는 저와 제 주변을 기대하고 있어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아는 게 더 많아지고 소심해지고 있거든요. 연습하는 저는 너무 달라요. 소심하고 생각도 많은데 그래도 더 멋진 30대를 보내야 더욱더 멋진 40대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박)건형 선배가 ‘오늘 좋았어. 내일 더 좋을 거야’ 이런 멋진 말을 해줬어요. 나이와 연차가 더 높을수록 더 멋지더라고요. 항상 관리하고 있는 모습에 너무 많은 걸 배워요."

이미 많은 걸 이룬 것 같지만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 있다. 생각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행동으로 실천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단다. 그 결과 미국 소속사를 설득하고 한국에 돌아와 ‘시카고’ 오디션에 임해 200대 1을 뚫고 록시 하트 역할을 꿰찼다.
 
”꿈을 꾸는 건 자기가 좋아하는 걸 놓치지 않는 거로 생각해요. 많이 지쳐 있을 때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에요. 디자이너나 대기업 회장님들, 여성 리더들의 자서전을 많이 읽었어요. ‘아 모두가 이런 고비도 있고 고난도 있고 끈기 있게 해내는 게 꿈을 꾸는 거구나 했어요. 옛날에는 창문 밖을 바라보며 디즈니 공주가 되는 게 꿈이야 했다면 이제는 행동으로 옮기려고 하죠. 그게 꿈을 꾸고 이루는 과정인 거 같아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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