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세진 기자]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37)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많은 것을 이뤄냈다.
자유계약신분을 얻어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6,500만 달러의 대형계약을 체결하는 등 돈도 벌만큼 벌었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124승을 거두며 아시아 최다승 투수로 등극하는 등 명예도 얻었다.
하지만, 그토록 염원하던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는 끝내 얻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박찬호가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로 다음 시즌 진로를 결정함에 따라 메이저리그 무대를 떠나게 됐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2010시즌을 앞두고 내건 두 가지 목표는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 경신'과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다. 2009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자 월드시리즈 역대 최다 우승팀(27회)인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하더라도 우승 꿈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박찬호는 시즌 중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이적하는 우여곡절 속에 첫 번째 목표는 이뤘지만, 두 번째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월드시리즈는커녕 포스트시즌 무대와도 인연이 없었다.
유독 박찬호는 포스트시즌 무대와는 인연이 없었다. 1994년 데뷔 이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데만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소속으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 나섰지만, 무언가를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박찬호는 장 출혈로 인한 후반기 공백을 딛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 등판, 2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쳤지만 팀은 1-5로 패했다. 샌디에이고는 1승 3패로 디비전 시리즈에서 탈락했고, 박찬호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8년에는 LA 다저스 소속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4차례 등판했다. 박찬호는 4경기에서 모두 짧은 이닝을 소화했고, 다저스는 필라델피아에 1승 4패로 시리즈를 내줘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2009년, 전년도 월드시리즈 우승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박찬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으며 월드시리즈 우승에 가장 근접했던 한 해를 보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디비전 시리즈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다저스와의 NLCS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통산 1호 홀드를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는 4경기에서 3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지만, 소속팀 필라델피아는 2승 4패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양키스에 넘겨주고 말았다.
박찬호의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13경기 등판, 1패에 평균자책점 2.61이다. 2009년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친 것이 박찬호 생애 마지막 ML 포스트시즌 투구가 될 공산이 커졌다.
[사진 = 박찬호 ⓒ 엑스포츠뉴스 DB, OBS 제공]
최세진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