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5.12 02:59 / 기사수정 2007.05.12 02:59
[엑스포츠뉴스=김민숙 기자] 현재 전북과 서울의 승점은 13점.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14개 팀 중 4위와 5위라면 상위권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두 팀 모두 최근 들어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울상을 짓고 있는 처지다.
이렇게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두 팀이 5월 12일 토요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만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은 경남을 따돌리며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 뿐 아니라, 가라앉은 팀 분위기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경기에서 패하게 된다면 중하위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데다 선수단의 사기도 한층 더 가라앉게 될 것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한 각오로 나설 두 팀이 뜨거운 한판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금 필요한 것은 '골'
서울은 정규 리그 아홉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단 네 골밖에 넣지 못했다. 이것은 14개 팀 중 가장 적은 수치이다. 물론 실점 역시 4점으로 14개 팀 중 최소 실점을 기록하며 안정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공격 축구를 표방하며 K리그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귀네슈로서는 지금의 기록들이 다소 낯 뜨거울 것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서울이 최근 펼쳐진 정규리그 6경기 동안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도 골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서울은 K리그 역사상 정규 리그 최다 연속 경기 무득점 기록을 새로 세우게 된다. 화끈한 공격 축구, 재미있는 공격 축구를 선언했던 귀네슈는 자신의 다짐과 정반대되는 기록을 세우면서 한국 축구에 이름을 남기는 불명예는 안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 서울이 필요한 것은 '승리'보다도 '골'이다.
이러한 서울은 부상에서 회복된 후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김은중을 최전방에 내세울 계획이다. 이상협이 김은중의 짝으로 나서 전북의 골문을 노린다. 중원을 책임지는 것은 서울의 영건들. 이청용이 오른쪽 공격을, 송진형이 왼쪽 공격을 책임질 것이며 중앙에는 기성용과 김태진이 배치된다. 올 시즌 서울의 최소 실점을 가능케 한 김한윤과 김치곤이 중앙 수비를, 아디와 최원권이 좌우측 수비를 맡을 계획이다. 골문은 김병지 골키퍼가 지킨다.
전북, 지금이 징크스를 깰 때.
최근 펼쳐진 4경기에서 승리서 챙기지 못하고 있는 데다 빈곤한 득점력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는 상대를 만난다는 것은 전북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하필이면 서울이라는 점에서 전북의 마음도 그리 편하지만은 않다.
그 이유는 전북이 여러 가지 기록에서 서울에 징크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역대 전적에서 서울에 뒤질 뿐만 아니라, 지난 시즌에도 서울과 만난 세 번의 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전북의 서울전 기록은 1무 2패.) 게다가 서울 원정 길에서는 더더욱 약한 모습을 보이며 최근 펼쳐진 다섯 경기 동안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여러 가지 기록들 앞에서 주눅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만약 이 경기만 승리로 이끈다면 이 모든 징크스들을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전북의 각오도 대단하다. 전북은 서울이 위기를 겪고 있는 틈을 타 이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 서울전 징크스를 깰 뿐 아니라 상위권에 자리 굳힘을 하고자 한다.
전북은 3-4-3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설 계획이다. 최진철, 김영선, 김현수가 안정된 스리백을 구축할 것이며 전광환, 최철순, 권집, 김한원이 중원을 사수한다. 최전방을 책임지는 것은 지난 시즌의 활약을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는 염기훈과 제칼로, 그리고 이현승의 쓰리톱이다. 골문은 권순태 골키퍼가 지킨다.
같은 처지, 다른 꿈
지금 서울과 전북은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지만, 그들이 꾸고 있는 꿈의 내용은 정반대이다. 그들의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는 어느 쪽의 꿈이 현실이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양팀 모두 부진에 빠져 있는 중인만큼, 승리를 향한 갈증이 심할 터.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한 의지로 경기에 나설 서울과 전북이 어떤 경기를 펼치게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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