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21:58

[수다메리까!] 건방진 아르헨티노, 도둑놈 브라실레뇨

기사입력 2010.12.17 10:08 / 기사수정 2010.12.17 10:10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의 수다메리까!] – 남미문화기행



▲ 아르헨티나의 최대 쇼핑몰인 'Unicenter'의 모습 ⓒ 삼성전자

'신사의 나라' 영국, '거지도 예술가'라는 프랑스 등 나라마다 그 나라 사람들의 특색을 드러내는 문구들이 여럿 있다. 그러나 그것이 주변국 사람들의 시선에 의한 것이라면, 그닥 좋은 말을 얻긴 힘들다.

가까운 예로 한국 사람들은 의례 일본인을 일본의 원숭이로 비하하고 중국인을 잘 씻지 않는다고 조소한다. 한국인 역시 일본과 중국에서 '반도인'이란 의미로 비하되어 불린다. 유럽에서도 '수다쟁이' 프랑스인, '고집불통' 독일인, '사기꾼' 이탈리아인 등 주변국들 사이에서 그 나라 사람을 비하하는 일이 심심치 않다.

남미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 눈에는 다 같은 정열적인 '라틴 아메리카'로 통할 지 모르지만, 남미 각국에서 상대방에 대한 시선 역시 별달리 곱지 못하다.

그러나 유의해야 할 사실 한가지. 어느 나라나 좋은 사람도 있고 '못된 놈'도 있는 법이다. 게다가 남미라는 공간은 너무나 도회적인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제외한다면, 그것이 콧대높은 사람들이 가득한 아르헨티나일지라도, 어디서나 마음씨 좋은 사람들의 과분한 친절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 장소이다.

건방진 아르헨티노

남미에서 가장 악감정에 시달리는 나라는 바로, 남미의 유럽, 아르헨티나이다. 다른 남미 사람들이 아르헨티나 사람들에 대해 의례 표현하는 말은 'Los Argentinos son unos creídos'이다. 즉, '아르헨티나 놈들은 잘난체하는 작자들이야.'라는 뜻인데,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다른 남미 사람들은 무시하는 투에서 생겨난 말이다.

사실, 인구의 90%가 백인인 아르헨티나는 혼혈이 우세인 다른 남미 국가와 대비되는 인종구성을 갖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백인들은 파라과이, 볼리비아, 페루 등 자국에 몰려드는 인접국의 메스티소나 인디오들에 호의적인 시선을 갖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물론 대다수 아르헨티노는 자신들이 인종주의자라는 데 동의하지 않을 테지만, 다른 남미 국가의 사람들은 아르헨티나 사람에 관해 얘기할 때, 심심찮게 '육두문자'를 사용한다.

심지어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같은 백인 국가인 우루과이에서도 그리 큰 지지를 얻지 못한다. 우루과이를 자국의 한 지방으로 여기는 태도에 우루과이 사람들도 아르헨티나에 적지 않은 반감을 가지고 있다.

인종주의자, 파시스트 칠레노

아르헨티나에 이어 남미에서 떠오르는 악당 이미지의 나라를 꼽자면 아르헨티나의 서쪽에 위치한 칠레를 꼽을 수 있다.

최근 눈부신 경제 성장으로 남미 최대부국이 된 칠레는 페루, 볼리비아 등의 주변국에서 입국 노동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그 폭만큼 인접국으로부터의 악감정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록, 칠레의 백인 비율은 50%대이지만, 이들이 칠레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의 복받친 심경의 주요 대상이 된다.

그러나 칠레에 가장 큰 독기를 품은 나라는 아르헨티나이다. 칠레야 말로 남미에서 유일하게 아르헨티나가 앙심을 품은 나라인데, 독립 이후 양국의 역사에서 칠레와 아르헨티나는 끊임없이 대립해왔고, 특히 지난 포클랜드 전쟁에서 칠레가 영국에 해군기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칠레를 '파시스트(과거 칠레의 피노체트 독재정권과 연결)'라 욕하며 자신들의 철전지 원수로 생각한다.

도둑놈 브라실레뇨

브라질은 포르투갈 어를 쓰지만, 다른 남미 국가에서 브라질에 대한 감정이 스페인어로 표현되기에 브라질인을 의미하는 스페인어, 브라실레뇨(Brasileño)를 사용했다.

다른 남미 국가들도 여전하고 최근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소매치기가 더욱 극성이지만, 브라질의 히우 제 자네이루는 세계 최고의 절도 범죄율을 자랑하는 전통적인 공간이었다. 이러한 특성으로 남미 사람들은 브라질 사람들을 '도둑놈(Ladrón)'이라고 비하한다.

범죄인 페루아노

인접국 아르헨티나와 칠레, 브라질 등지에 대규모 노동자가 진출한 페루에 대해 이들 국가역시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페루 불법 노동자들이 갖은 범죄에 연루돼 있어 페루인하면 '범죄자'라는 인상이 짙게 깔려 있다.

교양머리 없는 마초들, 파라과죠

19세기의 가혹한 전쟁으로 인구에서 남성 비율이 가장 낮은 파라과이는 모순적이게도 '마초적'인 이미지를 얻었다. 내륙국 파라과이의 특성과 아직, 미약한 공업 발달로 이런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력해 진 듯 하다.

예의 바른 콜롬비아노

남미에서 보기 드물게 다른 나라 사람들의 칭송이 자자한 나라가 콜롬비아이다. 우리에게는 마약과 반군, 내전의 이미지 강한 나라지만, 사실 콜롬비아는 '인심'의 대명사, 남미에서도 가장 사람 좋기로 소문난 나라이다. 게다가, 다른 남미 국가와 달리 콜롬비아는 일상 대화에서도 '존댓말'을 주로 사용, 다른 남미 국가들로부터 예의 바른 사람들이라 평판이 자자하다.

참고로, 한국어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반드시 존대말로 얘기하는 게 예의인 것이 콜롬비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런 콜롬비아 사람들 역시, 특유의 스페인어 억양 덕에, '말을 노래로 한다.'는 놀림을 피하지 못한다.

그 밖에 에콰도르는 인디오가 다수를 차지하는 인구 구성덕에 '땅딸보'라고 비하되고 베네수엘라는 야만인, 술주정꾼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볼리비아는 남미 최빈국으로 갖은 무시를 당한다.

우루과이는 남미 최소의 인구(300만)로 다른 남미 사람들에게 별다른 이미지가 없다. 유일한 화두라면 우루과이의 높은 금발 비율 때문에 '우루과이 사람들은 남미 사람 같지가 않아.'라는 것을 들 수 있다.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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