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저 삼진은 그 가치가 훨씬 크다."
한화는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12-5 대승을 거뒀다. 이날 한화는 두산 선발 아리엘 미란다의 제구가 흔들린 틈을 타 1회에만 5개의 볼넷, 3개의 안타로 7점을 뽑아냈다. 23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수베로 감독은 "타격에서 출루율을 많이 강조하는데, 특히 1회 많이 빠지는 게 아닌 조금씩 빠지는 미란다의 공을 잘 골라낸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실패할 자유'를 천명한 수베로 감독은 약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부각시키는 부분에 주목한다. 지난해 10개 팀 중 유일하게 20%대를 넘었던 삼진율에 대해서도 수베로 감독은 "삼진을 줄이는 것보다 출루율, 장타율을 높이는 부분을 많이 강조한다. OPS가 올라오게 되면 삼진율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수베로 감독은 굳이 삼진을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지난 경기를 들어 설명했다. 전날 1회초, 이미 한화가 2점을 뽑아낸 후 계속된 1사 만루 상황, 7번타자 장운호는 미란다와 7구 승부를 벌인 끝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보더라인에 걸치는 꽉 찬 스트라이크였다.
수베로 감독은 "완전히 몸쪽 보더라인으로 온 그 공을 쳤다면, 잘 쳐봐야 땅볼에 병살타로 이닝이 끝났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장운호가 그 공을 참았기 때문에 1아웃으로 끝이 났다"면서 "선수들에게 그 삼진은 가치가 훨씬 크다고 얘기했다. 삼진이었기 때문에 다음 타자에게 기회가 갔고, 볼넷, 안타로 흐름이 이어지며 이후 5점을 더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에게 그런 전체적인 흐름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진을 낮추라고 강조하기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올리는데 주력하는 이유다. 선수마다 장타를 칠 수 있는 코스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코스 외에는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내도 좋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대신 자신있는 코스에 들어온다면, 그 공은 강한 타구를 날리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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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