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7-0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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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현승, '박정태의 후예'를 꿈꾼다

기사입력 2007.05.04 15:14 / 기사수정 2007.05.04 15:14

윤욱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 윤욱재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근성 야구의 대명사' 박정태를 빼놓을 수 없다. 특유의 악바리 근성과 함께 신들린 타격으로 롯데팬들을 전율케한 주인공이다. 롯데팬들은 그 어떤 미사여구도 박정태의 위대함을 표현할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박정태는 롯데 야구의 산증인이자 상징이다. 롯데는 박정태와 함께했던 12년 동안 한국시리즈 무대를 세 번(1992, 95, 99)이나 밟으며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었다.

특히 1999년은 박정태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당시 롯데는 '꼴찌의 반란'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했고 박정태가 그 중심에 있었다. 당시 신기록이었던 31경기 연속 안타는 박정태의 진가를 보여준다.

그러나 롯데는 박정태의 은퇴 이후 마땅한 3번타자를 찾지 못했다. 극단적으로 보자면 '박정태의 후예'를 찾지 못한 것이 가을에 야구하지 못한 이유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가 고민에 빠졌던 이유는 역시 3번타자감이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병철 감독은 이인구를 중용할 뜻을 밝혔는데 이인구는 1군 무대에서도 제대로 뛰어본 적이 없는 신인급 선수다. 3번타자 자리가 새 얼굴에게 기회가 갈 정도니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라 해도 지나친 비약은 아니었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3번타자의 새로운 주인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바로 프로 11년차 내야수 박현승. 35살의 노장인 그가 단숨에 3번을 차지할 거라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박현승의 타격감이 타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11일 LG 트윈스전. 4월 26일 SK 와이번스전까지 14경기 연속 득점으로 이 부문 신기록을 세웠고 3일 KIA전까지 20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이고 있다. 애초엔 '이러다 말겠지'했던 사람들도 박현승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박현승의 지난날이 너무 평범했기 때문에 그의 '연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현승이 3번타자로 자리 잡으면서 4번타자 이대호의 위력이 커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시할 수 없는 3번타자의 존재는 이대호가 좀 더 자유롭게 배팅할 수 있는 여유를 주었다.

고질병을 말끔히 씻어준 박현승은 이제 박정태의 아성에 도전한다. 연속 경기 안타 부문은 박종호(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2004년 세웠던 39경기가 최다지만 두 시즌을 걸쳐 만든 기록이고 단일 시즌으로 따지면 박정태가 99년 세웠던 31경기가 최다 기록이다.

박정태처럼 3번타자 겸 2루수로 뒤를 잇고 있는 박현승이 시즌 끝까지 3번타자로서 제 몫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로선 '박정태의 후예'로 손색이 없는 박현승이다.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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