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조은혜 기자] 지난 시즌 전 문승원(31·SSG)이 밝힌 목표는 '토종 에이스'였다. 그리고 그는 리그 토종 선발투수 중 WHIP(1.24) 1위, 평균자책점(3.65) 2위 등을 기록하며 자신이 설정한 목표에 걸맞은 성적을 냈다. 해가 바뀌고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긴 올해 문승원의 올해 목표는 지난해와 같고도 또 다르다.
문승원은 10일 부산 동의대학교 효민야구장에서 간단하게 진행된 청백전에 등판해 2이닝을 소화,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을 마쳤다. 총 30개의 공을 던졌고, 첫 라이브 피칭에서 최고 137km/h였던 구속은 140km/h까지 올라왔다. 이날 컨디션을 점검한 문승원은 오는 14일 울산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연습경기에서 등판해 첫 대외 실전에 나설 계획이다.
라이브 피칭을 마친 문승원은 "구속은 수술한 지 얼마 안 돼서 안 나오는 것 같은데, 등판할 때마다 올라오고 있으니까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아프지 않아서 좋았고, 연습하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체크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여느 때와는 조금은 다른 스프링캠프를 치른 문승원이다. 문승원은 공을 많이 던져야 하는 PFP 훈련에서는 제외되는 등 코칭스태프의 배려 속에 조심스럽게 단계를 끌어올렸고, 개막 첫 주 등판을 목표로 여전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문승원은 정규시즌 등판 시점에 대해 "조웅천 코치님과 얘기한 대로 순조롭게 잘 되고는 있는 것 같다. 준비는 개막전에 맞춰서 하고 있는데,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아직은 모르겠다. 한 번 흐트러질 수도 있는 거고, 좋게 갈 수도 있을 거라고 본다"고 얘기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첫 등판이 언제냐가 아니라, 시즌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있다. 다만 문승원은 수술 후의 시즌이라고 해서 몸을 사릴 생각은 없다. 문승원은 "수술을 했으니 안 아프게 완주하는 게 목표고, 올해는 규정이닝을 넘어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한 단계, 한 단계 업적을 쌓으며 도약한 문승원은 '성장캐릭터'라는 단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선수다. 그는 이제 롤모델 김광현이 그랬던 것처럼, 한정 짓지 않아도 으뜸이 되는, 팀을 대표하고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은 욕심이다.
문승원은 "토종 에이스라는 말은 이제 싫다. 작년까지는 에이스라는 단어를 못 들어봤으니까 듣고 싶었지만, 이제는 토종이라는 단어를 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1선발을 노리냐는 짓궂은 질문에도 손사래 치지 않고 "올해 잘하고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고 말한다. 묵묵하게 올라선 에이스는, 안주하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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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