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두 번의 완승.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 2경기 결과는 기분 좋은 흥분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한화가 달라졌다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은 따로 있다. 지금 보여준 퍼포먼스들이 팀을 두텁게 만들고 있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점이다.
지난 5일과 6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 2연전에서 한화는 파격적일 정도로 과감한 수비 시프트를 선보였다.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은 대부분 적중했고, 적극적인 공격와 주루에 깔끔한 수비를 더해 이틀 연속 팀 완봉을 기록했다. 비록 연습경기 두 경기였지만 한화는 그간 천명했던 젊고 역동적인 팀 컬러를 그라운드에서 구현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5일과 6일의 선발 라인업은 100% 달랐다. 누군가는 두 개의 라인업을 주전과 비주전으로 분류할 수도도 있겠지만, 적어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어떤 선수가 경쟁에서 더 앞서있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두 번의 경기에서 한화의 공수주는 한결같았다. 누구든 악착같이 던지고 치고 또 달렸다. 더그아웃의 선수들은 볼 하나에도 환호하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바쁘게 움직였다. 어떤 선수라고 할 것 없이 첫 번째 경기도, 두 번째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두 경기에서 보여준 극단적인 시프트는 그 형태나 성공률도 놀라웠지만 그 안에 어떤 한 달을 보냈는지가 드러났기에 더 특별했다.
내야수 정은원은 수비 시프트에 대한 질문에 "코칭스태프에서 조정을 해주시지만 처음부터 다 맞춰주진 않는다. 먼저 선수들이 유형을 파악하고 움직이면 거기서 한두 발 정도 조정해주시는 식이다. 거제에서부터 훈련을 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힌 것 같다"며 "그동안은 수비가 답처럼 정해져 있었는데, 시프트를 걸면 유동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다른 선수들과도 대화를 많이 하게 된다"고 얘기했다.
수베로 감독도 선수들의 이해도와 적극성에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제 막 첫발을 뗐는데 이 정도로 해주는 것에 만족스럽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더 많이 발전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코치에게 의존하지 않는 모습을 추구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선수들이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원한다. 앞으로 경기에서 굉장히 집중해야 할 것이고, 그러면서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연습경기 두 경기만으로 평가를 내리긴 어렵고, 아직은 뎁스가 두터워졌다 말하는 것도 어폐가 있다. 기나긴 시즌에서 시프트는 언젠가 공략을 당하며, 분명 여러 번의 뼈아픈 패배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수베로 감독 체제로 훈련을 시작한 한 달 사이, 선수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 크고 작은 움직임들이 결국 한화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매년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던 팬들이 이번 만큼은 조금은 다른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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