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는 외국인 선발 투수를 모두 바꿨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전면 교체해야 했다. 20승 투수와 그 파트너는 모두 꿈을 좇아 떠났다. 그런데 변함없는 것 하나. 포수다.
그 포수는 풀타임 3년 차 주전 포수가 돼 있다. 박세혁은 3년 전 양의지 빈자리를 물려받는 데 집중했는데, 이제는 배우고 성장했다. 당시 주전 자리를 갓 물려받는 백업 포수는 "풀타임 첫 시즌에 내 것만 하는 데 바빴는데,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백업 포수와 격차를 좁히는 데 하나 더 이야기해 줄 수 있게 됐고, 상황별 투수와 타자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역시 머릿속에 있다.
그는 "작년 역시 외국인 선발 투수가 다 바뀌고 중간 투수가 시즌 초 확실하지 않았다. 사실 그때는 나 역시 조금 흔들렸다. 하지만 우리 투수가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공을 요구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컨디션에 따라 코스, 구종을 다르게 했고, 투수를 살리는 볼배합에 집중했다. 그렇다고 투수만 생각할 수 없다. 적절히 섞는 과정이다. 예컨대 타자 약점이 몸쪽이라고 해도 못 던지는 투수가 있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게다가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다면 우리 투수가 가지고 있는 구종과 자신 있는 코스 중 최선을 찾는 것이다. 나는 투수를 위해 볼배합한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3년 동안 매년 두산 마운드가 상위권에 오르는 데 일조해 왔다. 풀타임 첫 시즌 팀 평균자책점 리그 3위(5.00), 2019년 2위(3.51), 2020년 3위(4.40)였다. 그는 또 작년 초 약점이라고 평가받는 불펜이 안정화하는 것뿐 아니라 최근 2년 연속 20승 투수와도 함께했다. 박세혁에게는 "큰 자부심"이다.
그는 "외국인 투수가 또 바뀌었다. 사실 주전 포수 첫 시즌에 호흡했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만들어져 있던 투수였다. 백업 포수 때 받아는 봤지만 의지 형이 더 오래 함께했고, 나는 처음이지 않았나. 하지만 이제는 바뀌어 본 경험이 있다. 투수가 잘 던질 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게 하는 능력은 외국인 선수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작년에 예방주사 맞았으니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팀 메이트뿐 아니라 실제 호흡까지 맞춰야 하는 포수다. 로켓과 미란다에게 '원하는 것 있으면 알려 달라'고 했고 맞춰 가겠다. 개막까지 한 달 정도 남았으니 잘 준비해 보겠다. 다시 한 번 '20승 포수'가 되는 건 욕심일 수 있겠지만, 잘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포수 출신 감독과 주전 포수, 또 신임 김지훈 배터리 코치와 소통 역시 문제 없다. 김 코치는 "세혁이가 원하는 바를 들어 봤는데, 서로 수용하고 의논해 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박세혁은 "결국 플레이는 내가 하는 것이지만, 소통 역시 중요하다. 코치님께 내 생각을 전달드렸더니 잘 들어 주셔서 좋았다"며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것 역시 이제는 잘 알고 있다. 3년 차니까. 부족한 것이야 있겠지만 줄여야 할 때다. 줄이고 완벽해져야 하는 시기"라고 이야기했다.
박세혁은 "주전 포수로서 세 번째 시즌이다. 나만의 애버리지를 확실히 만들어야 할 것 같다. 항상 나를 믿고 준비하는 게 내 모토다. 올 시즌에는 보다 성숙한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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