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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우둠, 진화의 해답은 '적극성'

기사입력 2007.04.26 07:28 / 기사수정 2007.04.26 07:28

김종수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종수 기자] 지난 22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린 UFC 70 'NATIONS COLLIDE'은 시작 전부터 상당히 흥미로운 매치업들이 많아 팬들의 기대를 많이 모은 대회였다.

국내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파이터인 미르코 크로캅이 출전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지만 그 외에도 '폭주기관차' 마이클 비스핑을 비롯 료토 마치다, 칙 콩고 등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선수들이 상당수 있었다.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와 한판대결을 벌인 파브리시오 베우둠(30,브라질) 역시 그런 파이터 가운데 한 명이었다.

어찌 보면 알롭스키 전은 베우둠에게 가혹한 일전이 아닐 수 없었다.종합격투기무대에서 12전의 전적이 있다고는 이제 갓 옥타곤 무대로 넘어온 베우둠에게 데뷔전 상대로 알롭스키를 만났다는 것은 분명 부담스러운 대진임에 분명했다.

알롭스키가 누구인가? 헤비급답지 않은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경기 내내 펀치와 로우킥을 쉴새없이 쏟아내며 상대를 압박하기로 유명한 선수로 한때는 챔피언까지 지냈던 UFC의 간판 파이터 가운데 한 명이다.

더욱이 전직 삼보 명인답게 스탠딩에서의 타격뿐 아니라 조금의 틈만 있으면 순간적으로 관절기를 걸어버릴 만큼 서브미션에도 강하다. 한마디로 스탠딩과 그라운드 어느 한쪽에서도 딱히 약점을 찾아보기 힘든 정상급 파이터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대와 진검승부를 벌인다는 것은 베우둠 역시 어느 정도는 기량을 인정받았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종합격투기 전적과는 별개로 이미 주짓수 무대에서 세계최강수준으로 검증을 끝마쳤으며 그렇기 때문에 알롭스키와의 대결은 시선을 끌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주짓수 대회 2연패, 아부다비 컴뱃 99kg급 준우승, 무제한급 3위 입상 등 화려한 전적에 빛나는 베우둠은 이후 종합격투 무대에서도 통산 12전을 치르는 동안 에벤젤 폰테스 브라가, 톰 에릭슨, 로만 젠소프, 욘 올라프 에이네모, 알리스타 오브레임, 에밀리아넨코 알렉산더 등 쟁쟁한 파이터들을 제압해왔다.

2패를 안겨준 당사자들인 세르게이 하리토노프,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전 역시 판정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당초의 예상은 옥타곤에서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베테랑 알롭스키의 근소한 우세였고, 시합 결과 역시 그렇게 나왔다. 그러나 베우둠이 이길 것이라는 의견 역시 상당수 거론되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문제는 경기 결과보다 내용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경기에 이긴 알롭스키나 진 베우둠 모두 남는 게 없는 한판이었다는 비난이 이어졌을 정도로 졸전이었다는 평가이다. 베우둠은 알롭스키의 카운터 펀치가, 알롭스키는 베우둠의 서브미션이 두려워 섣불리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고 결국 스탠딩에서 조금 점수를 더 딴 알롭스키의 손이 올라갔다.

베우둠은 현재 묘한 위치에 놓여있다.

처음에 UFC에 올 때만 해도 마르시오 크루즈, 프랭크 미어 등 주짓수를 베이스로 하는 기존의 헤비급 파이터들보다 더욱 강한 존재감을 뿜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으나 이후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마저 옥타곤 무대로 넘어오면서 자칫하면 그런 기대를 송두리째 뺏길 판국이다.

종합격투계에서의 명성으로는 어차피 노게이라를 이기기 힘들 것임에는 자명함에 따라 경기내용으로서 팬들에게 어필해야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점은 베우둠 자신에게 무척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경기 포함 그가 패한 3패를 모두 되짚어보면 모두 적극성 부족 때문에 당한 판정패라는 공통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스탠딩에서의 타격공격은 그렇다 치더라도 특기를 살려 적극적으로 태클을 하는 등 그래플링 공방전을 유도했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를 상대했던 선수들 역시 베우둠의 뛰어난 주짓수 실력을 두려워한 나머지 유리한 상황에서도 그라운드로 전환되는 것만큼은 극도로 꺼렸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비록 데뷔전은 패했지만 베우둠은 여전히 어느 강자도 쉽게 상대할 수 없는 난적임에는 분명하다.

적극성을 가지고 더욱 강한 파이터로 진화할 것인가, 아님 이전의 약점을 그대로 가진 채 그저 그런 까다로운 파이터로 남을 것인가… 해답은 오직 베우둠 자신만이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UFC공식홈페이지]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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