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4.25 17:43 / 기사수정 2007.04.25 17:43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세기의 대결'로 주목 받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AC 밀란이 격돌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 결국, 스코어보드에 이름을 올린 것은 25살의 카카와 21세의 웨인 루니, 22세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167번째 유럽대회에 출장한 38세의 파울로 말디니는 부상으로 전반전만 뛴 뒤 보네라와 교체되어 나왔다. 언 듯 보아서는 이제 영건들이 유럽축구를 이끌어갈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언하는 듯하다.
하지만, 영건들의 활약 뒤에는 그들을 위해 묵묵히 조연 역할을 수행한 노장들이 있었다. 이미 서른을 넘긴 맨유의 폴 스콜스와 라이언 긱스, 밀란의 클라리스 세도르프가 바로 그들이다.
노련함이 만들어낸 골
90년대 유럽 축구를 호령한 스콜스와 긱스, 세도르프는 어느덧 서른을 넘기며 전성기만큼의 폭발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자리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 하며 팀의 영건들이 골을 기록하도록 보조했다.
먼저, 빛을 발한 것은 세도르프였다. 챔피언스리그 92경기를 뛰며 아약스와 레알 마드리드, 밀란에서 세 번이나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안은 '우승 제조기' 세도르프는 카카와 함께 맨유의 포백을 유린하는데 일조했다. 카카가 중앙에서 셰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하는 사이 세도르프는 허약한 맨유의 오른쪽 측면을 휘저으며 수비를 끌어내었다. 결국, 전반 22분, 세도르프는 쇄도하는 카카에게 반박자 빠른 패스를 했고 카카는 빠른 스피드로 에인세를 제치며 골을 넣었다.
하지만, 맨유에는 챔피언스리그 94경기를 소화한 스콜스와 긱스가 있었다. 스콜스는 맨유가 1-2로 뒤지자 공격적인 역할을 전담하며 앞으로 치고 나왔고, 결국 후반 14분 캐릭으로부터 받은 공을 멋진 로빙 패스로 연결했다. 이 공은 밀란의 수비라인을 뚫고 나온 루니에게 연결되어 맨유의 동점골이 되었다.
맨유의 극적인 역전골에는 긱스의 패스가 있었다. 후반 종료 직전 긱스는 오른쪽 측면에서 전방으로 길게 찔러주는 패스를 했고, 루니는 반박자 빠른 템포로 멋진 중거리슛을 작렬했다. 루니의 슛감각도 뛰어났지만, 수비가 몰린 호날두 대신 루니에게 공을 찔러준 긱스의 판단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승부는 이제부터
앙리는 챔피언스리그 일전을 앞두고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90분이 아니라 180분이다. 두 경기가 다 끝나기 전까지 결과를 알 수 없다'라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 맨유가 3-2로 1차전 승리를 거두며 다소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밀란으로서는 귀중한 원정골을 두 골 얻었기에 나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맨유는 다가올 2차전 원정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맨유가 2점 이상 득점하지 못하고 1골차로 패배한다면 밀란이 결승전에 올라가게 된다. 맨유는 1957/8시즌 유럽 챔피언스 클럽컵에서도 밀란과의 준결승전에서 홈 1차전 2-1 승리를 거둔 뒤 원정에서 0-4로 패하며 탈락한 적이 있다.
승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산 시로에서 열리는 2차전이 끝나는 순간까지 누가 환호하며 웃고 누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울지 알 수 있다. 승부는 이제 시작이다.
[사진=극적인 루니의 결승골을 도운 라이언 긱스의 인터뷰가 구단 홈페이지에 실렸다ⓒManut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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