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하겠다. 또 후배들을 위해 내가 가진 노하우를 모두 전해 주고 싶다."
롯데 자이언츠는 29일 이대호와 2년 26억 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연봉 8억 원에 우승 옵션 1억 원이 포함돼 있는 조건이다. 계약은 비활동 기간 마지막 주 금요일에 끝났다. 그만큼 신중했다. 계약이 늦는 데 의견 차이가 있다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이대호는 "만남 자체가 늦었다"고 했다. 그는 "계약 규모는 의견 차이가 없었다. 은퇴 시기를 조율하느라 소식이 늦었다"고 설명했다.
다르게 보면 이대호와 롯데에 남아 있는 시간은 2년뿐이다. 롯데는 "이 계약에 선수를 예우, 존중하는 뜻을 담았고, 이대호 선수가 현역으로서 마지막 시기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돕겠다"고 했다. 롯데는 실력뿐 아니라 축적돼 있는 노하우, 유망주 성장,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팬 충성도와 관련 있는 상징성 등 이대호를 "종합적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작년 이대호에게는 클래식, 세이버매트릭스 기록상 차이가 있었다. 144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0.292 OPS(출루율+장타율) 0.806, 20홈런 110타점 쳤지만, 조정득점생산(wRC+, 스탯티즈 기준) 105.8이었다. 리그 평균치에 가깝다.
그는 작년 최고령 20홈런 타자로서 고액 연봉에 맞게 활약해 보이려 힘썼다. 하지만 에이징 커브를 겪고 있다고 평가받았다. 4번 타자감이 아직 크고 있는 상황이라서 이대호 부담이 더 컸는데, 이대호는 물려 줄 때가 되면 현재 본인에게 맞는 역할을 기꺼이 맡겠다는 자세다.
롯데는 또 이대호가 후배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주기를 바랐다. 이대호는 롯데에서 15년 통산 1715경기 타율 0.309, 332홈런 1,243타점을 쳤는데, 홈런, 타점은 구단 역대 1위다. 롯데는 "핵심 베테랑 선수로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고 했다. 한동희, 김민수, 나승엽으로서 이대호는 보고 배울 수 있는 최고의 교본이다.
롯데는 이대호와 계약에 우승 관련 조항을 넣었다. 이대호는 우승을 항상 바라 왔다. 롯데 관계자는 "이대호 선수와 팀 모두 우승하려 하는 의지가 강하다. 선수 역시 그 도전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공헌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역시 그렇게 해 주리라 판단했다. 그래서 이석환 대표께서도 이대호 선수와 함께하고 싶은 의지가 매우 강했고, 또 어려운 상황인데도 그룹 지주사가 도와 주셨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앞으로 목표와 각오'를 묻는 질문에 "2년 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나서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라며 "이번 계약에 우승 옵션을 넣었다. 팀 우승 시 수령하는 1억 원을 지역 불우이웃을 위해 100% 기부하는 조건의 옵션이 담겨 있다. 팀의 우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하겠다. 후배들을 위해 내가 가진 노하우를 모두 전해주고 싶다. 감독님, 단장님을 도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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