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한국 수영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무섭게 떠올랐다. '간판 스타' 박태환(단국대)이 3관왕에 올랐고, '얼짱' 정다래(전남수영연맹)가 여자 평영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수영 역사상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기록을 세우는데 성공했다.
아직 10개 종목이 남아있는 가운데, 한국 수영은 지금까지 금메달 4개, 동메달 5개를 따내며 모두 9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도하 대회(금3, 은2, 동11) 때보다 아직 수치상으로는 모자라지만 내용이 있는 성과들이 많았다. 특히 박태환, 정다래가 4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종전 1982년 최윤희, 2006년 박태환이 홀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기록을 넘어섰다. 정다래는 12년 만에 여자 선수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쾌거를 내기도 했다.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수영은 철저하게 변방에 불과했다. 중국, 일본의 기세가 워낙 거셌던데다 이렇다 할 경쟁력을 찾지 못하면서 오히려 뒷걸음질치기만 했다. 이 때문에 아시안게임에서는 많아야 2-3개 금메달밖에 획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박태환의 등장을 기점으로 한국 수영은 서서히 경쟁력을 찾기 시작했다. 기량이 좋은 젊은 선수들이 잇달아 등장했고, 큰 대회가 열릴 때마다 한국신기록이 연달아 작성됐다. 세계적인 기량과는 아직까지 다소 거리가 있지만 젊은 선수들의 잇달은 등장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경험과 기술적인 면에서 중국, 일본 선수들에 뒤진다 해도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대부분 막판까지 좋은 경기력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초반부터 밀리던 예전의 한국 수영이 이제는 마지막까지도 해볼 만 한 수준으로 기량을 많이 끌어올렸다. 그만큼 선수들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위해 많이 준비하고 노력한 결과였다.
올해 3월 새롭게 취임한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 겸 광저우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의 전폭적인 지원도 수영 쾌거에 한 몫 했다. 선수들의 경기력 강화를 위해 대표 선수 전원을 해외 전지 훈련을 보내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했던 이 회장의 노력은 한국 수영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최다 금메달 기록으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선수, 코칭스태프, 그리고 연맹의 전폭적인 지원이 하나가 돼서 만들어낸 성과였던 셈이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에도 한국 수영의 행보는 쉼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박태환 외에 또다른 경쟁력있는 젊은 선수를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금메달을 따낸 정다래를 비롯해 접영 2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최혜라 등이 대상자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전국 체전 등에서 한국 기록을 잇달아 작성한 고교생 선수들도 후보 대상이다. 그만큼 한국 수영의 희망이 곳곳에서 싹트고 있다.
[사진 = 정다래, 박태환 (C) Getty Images/멀티비츠]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