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17 09:04 / 기사수정 2010.11.17 09:05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오는 18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친선 경기에서 오랜만에 격돌한다. 지난 2009년 9월 6일 로사리오에서 열린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 15라운드 이후 무려 1년 3개월 만에 경기를 펼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양 팀의 대결은 많은 재미를 줬다. 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는 물론이고 남미 최강 자 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며 명승부를 연출해 경기 종료 전까지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을 놓지 못하게 했다.
한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와 역대 전적은 37승 24무 34패로 브라질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치른 5경기에서는 브라질이 3승 1무 1패를 기록,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5경기 중 올림픽이 포함됐는데, 이는 정식 A-매치 경기가 아니다. 이에 정식 경기에서는 브라질이 4승 1무로 앞서고 있다. 지난 2005 컨페드컵에서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에서 4-1 대승을 거둔 전례가 있다)
1. 2006년 9월 4일 새벽, 에미레이츠 개장 기념 친선 경기 브라질 3:0 아르헨티나
지난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카를루스 파헤이라의 브라질은 졸전 끝에 지단의 프랑스에 0-1패, 8강에서 떨어졌다. 이에 브라질 대표팀은 세대교체 및 달라진 브라질을 위해 대표팀 주장 출신 카를루스 둥가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둥가는 이에 부응하듯 자신만의 독특한 팀을 만들고자 했는데 아르헨티나와의 친선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당시 둥가호는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 호나우지뉴로 대표되는 스타 플레이어들을 철저히 배제한 상황에서 경기에 임했다. 이에 호비뉴와 프레드를 대표팀 공격의 선봉장으로 내세우면서 좌우 측면에 다니에우 카르발류와 엘라누 블루메르를 투입했다. 주목할 점은 이날 선발로 나선 브라질 선수 중 중앙 수비수인 주앙과 루시우를 제외한 9명의 선수가 파헤이라의 브라질 대표팀에서는 후보급 선수였다는 것이다.
경기 초반부터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결과는 브라질의 완승이었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호비뉴의 스루패스를 받은 엘라누가 페널티 박스 우측으로 파고들며 때린 슈팅이 선제 득점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후반 22분에는 프레드와 카카의 패스를 이어받은 엘라누가 전반과 마찬가지로 골키퍼와의 1:1 상황에서 추가 득점에 성공, 2-0으로 달아났다.
아르헨티나의 매서운 반격이 지속한 가운데 브라질은 후반 44분,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은 카카가 자신의 전매특허인 폭발적인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헤치며 골키퍼와 1:1 상황까지 나아갔고 침착한 마무리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메시의 굴욕으로 유명한 동영상은 이 장면에서 나왔다. 당시 카카는 발군의 스피드를 활용, 아르헨티나 진영을 초토화했다.
2. 2007년 7월 17일 오전,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브라질 3:0 아르헨티나
애초 2007 코파 아메리카에 나선 브라질 대표팀은 우승 0순위는 아니었다. 루시우와 카카, 호나우지뉴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결장하며 사실상 1.5진에 가까웠던 팀으로 대회에 나섰으며 4강 우루과이전까지 고전하며 브라질답지 못하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당시 브라질은 지우베르투 시우바가 경고 누적을, 엘라누가 경기 중반 부상을 당하며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선수들의 끈끈한 투지와 둥가 감독의 용병술에 힘입어 쉽게 승리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줄리우 바프티스타가 환상적인 슈팅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엘라누의 부상으로 투입된 다니 아우베스가 로베르토 아얄라의 자살골을 이끈 데 이어 후반에는 직접 마무리하며 3-0 대승이란 결과를 얻었다.
3. 2008년 6월 19일, 2010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 6라운드, 브라질 0:0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20년 만에 무득점 경기를 기록해 화제를 모은 만큼 이번 경기는 결과만큼 내용도 최악이었다. 리오넬 메시의 위협적인 돌파도 호비뉴의 눈부신 개인기도 이날 경기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4. 2008년 8월 19일 밤, 베이징 올림픽 4강전, 브라질 0:3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의 패기가 브라질을 압도한 경기였다. 2005년과 2007년 열린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 연속 우승하며 유망주들을 대거 발굴한 아르헨티나는 선발 명단부터 시작해 모든 면에서 브라질에 굴욕을 줬다.
전반 초반 양 팀은 미드필더 지역에서만 움직이며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경기 장악보다는 중원을 두텁게 하면서 주도권 높이기에 주력한 것이다. 그럼에도, 후반 들어 양 팀은 치열한 공방전을 펼쳐 베이징에 몰린 축구팬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반 7분 아르헨티나의 측면 미드필더 앙헬 디 마리아가 페널티지역 내 왼쪽에서 강하게 올려준 공을 달려들던 세르히오 아게로가 배로 밀어 넣으며 선제 득점이 나왔다. 이후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아르헨티나는 후반 13분 메시와 에스퀴엘 가라이로 이어진 패스가 또다시 아게로의 발에 갈려 추가 득점을 넣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후반 31분에는 아게로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에 키커로 나선 후안 로만 리켈메가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승리는 아르헨티나 쪽으로 넘어가 버렸다.
5. 2009년 9월 6일 오전, 2010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 15라운드, 브라질 3:1 아르헨티나
2009 남아공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으로 세계 최강 타이틀을 회복한 브라질과 마라도나 체제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아르헨티나가 메시의 고향 로사리오에서 충돌했다. 경기 직전까지 브라질은 안정된 전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했지만, 경기 장소가 아르헨티나의 홈인 만큼 경기 결과는 예측할 수 없었다.
경기 초반은 아르헨티나의 주도였는데 매서운 공격력을 바탕으로 홈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며 난적 브라질을 고전에 빠뜨렸다. 하지만, 전반 2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엘라누의 크로스를 받은 루이장이 헤딩 골을 성공, 브라질이 1-0으로 앞서나갔다.
아르헨티나의 반격이 시작된 가운데 전반 32분 브라질이 추가 득점을 넣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카카의 패스 미스를 기회로 살린 루이스 파비아누가 득점으로 연결한 것이다. 이후 브라질의 끈끈한 수비력에 고전한 아르헨티나는 후반 21분 마침내 추격 골에 성공했다. 페널티 박스 내에 밀집한 브라질 수비에 고전한 다톨로가 멋진 왼발 슛에 성공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브라질에는 '슈페르 카카'가 존재했다. 후반 23분 카카가 쇄도하던 파비아누에게 정확한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파비아누가 상대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로빙 슛에 성공, 승리를 챙겼다.
[사진= 2006 친선 경기 당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C) 오 글로부 홈페이지 캡쳐]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