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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메리까!] ② 월드컵 실패로 더 강해진 엔소 페레스

기사입력 2010.11.16 23:40 / 기사수정 2010.11.16 23:45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의 수다메리까!] - 금주의 아르헨티나 리그 및 선수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올 시즌 에스투디안테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13라운드 현재, 9승 3무 1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 단독 1위를 달리는 것. 특히 13경기에서 단 4실점에 그친 경이로운 실점률은 마치, 지난 2009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 당시의 '막강 수비라인'이 재현된 느낌이다.

그러나 여전히 에스투디안테스는 남미 득점왕, 마우로 보셀리(현 위건)의 공백으로 리그에서 빈약한 득점력을 올려 알레한드로 사베샤 감독의 골치를 썩였다. 이번 라누스전 이전까지, 에스투디안테스는 12경기에서 고작, 15골을 득점했을 뿐이다.

170cm의 단신 공격수, 가스톤 페르난데스가 4골로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보셀리의 대체자로 큰 기대를 모은 레안드로 곤살레스가 단 한 골의 득점이란 부진에 빠져 있다. 결국, 이번 라누스전에서도 사베샤 감독은 단신 가스톤 페르난데스를 원톱으로 내세우는 특단의 조치로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에스투디안테스는 모처럼,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며 라누스에 3-0 대승을 거뒀다. 전문 공격수 한 명으로 경기에 임했지만, 2선에서의 날카로운 움직임이 대승을 낚은 것이다. 그 2선 공격수의 이름은 한때, 디에고 마라도나의 총애를 받았던 엔소 페레스였다.

지난 6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에스투디안테스의 임시 홈구장, Dr. 호세 루이스 메이스네르 경기장에서 열린 아페르투라(전기리그) 아르헨티나 2010 13라운드, 에스투디안테스 라플라타와 라누스와의 경기는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페레스의 활약으로 에스투디안테스의 3-0 승리로 끝을 맺었다.

 

▲ 페레스의 라누스전 활약(두 번째 골 도움,  세 번째 골 득점) ⓒ youtube.com(아르헨티나 국영방송 TV 푸블리카)

에스투디안테스의 공격형 미드필더, 페레스는 이날, 특유의 영리한 움직임으로 라누스 수비진의 균열을 날카롭게 파고들어갔다. 후반 18분에는 정확한 크로스로 마이클 오쇼스의 추가 골에 도움을 올렸고, 후반 40분에는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팀의 대승에 대미를 장식했다.

특히, 공을 보유한 상황에서 뛰어난 간수 능력으로 좀체 상대에게 공을 빼앗기지 않았고, 날카로운 공간 침투로 후안 세바스티안 베론의 볼배급을 원활하게 해주었다.

1986년생으로, 올해 나이 24세의 페레스는 고향팀, 고도이크루스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2007년, 현 소속팀 에스투디안테스로 이적했다. 이적과 동시에 에스투디안테스 측면 공격의 주요 옵션으로 자리했고, 팀의 필요에 따라 좌우 측면과 최전방을 넘나들며 다방면에서 활용 가능한 선수로 성장했다.

페레스의 가세로 에스투디안테스는 공격 라인의 부재가 발생해도,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이러한 전술적 도움은 에스투디안테스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09 제패와 같은 중요 대회의 커다란 성공으로 이어졌다.

전 아르헨티나 대표팀 사령탑, 디에고 마라도나도 엔소 페레스의 주목할 만한 활약을 지나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가나와의 국내파 평가전에 페레스를 소집했고, 페레스는 A-매치 데뷔전에서 만족할 만한 활약을 펼쳐 마라도나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그리고 다음 달, 마라도나 감독은 페레스에게 엄청난 기회를 부여한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월드컵 진출 사활이 걸린 페루와의 홈경기에 페레스를 선발 출전시킨 것이다.

그러나 페레스는 자신에게 갑작스레 닥친 엄청난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부진한 플레이로 일관, 전반 45분 만에 교체 아웃되는 실패를 맛본다. 이후 변덕스런 마라도나 감독이 대표팀에서 페레스에게 부여한 유일한 기회는 올해 초 벌어진 코스타리카와의 국내파 평가전에 페레스를 후반 교체 출전시킨 것이다.

결국, 페레스는 예상대로 남아공 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표팀에서의 실패로 얻은 자신감 상실은 곧 리그 경기에서의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졌기에 페레스의 대표팀 탈락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랬던 페레스가 올 시즌 에스투디안테스 공격의 중심으로 다시금 도약했다. 오히려 이전보다 한층 날이 선 모습으로 돌아왔다. 거의 매 경기 아르헨티나 리그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폭넓은 활동량으로 전방 공격수의 몫까지 충실히 해내고 있다. 올 시즌 공격형 미드필더 부분에서 페레스 이상의 활약이 없다고 단언할 정도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라는 진부한 표현을 몸소 확인시킨 엔소 페레스. 다음 브라질 월드컵에서 이번의 실패를 확실히 만회할 활약을 펼칠지, 이른 기대감을 가져본다.

[사진=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09 결승 당시 페레스(C) 에스투디안테스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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