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10 13:00 / 기사수정 2010.11.10 13:02
[엑스포츠뉴스=방송연예팀 김혜미 기자 칼럼 - 연예시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드라마가 끝났다. 누군가에겐 눈엣가시였고 누군가에겐 소중했던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가 지난 7일 63화를 끝으로 종영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출발부터 경수-태섭 커플로 말이 많았고 화젯거리 또한 단연 이 둘이었을 뿐더러 모든 논란이란 논란은 이 둘이 다 가져갔다.
특히나 공중파에 가족드라마라는 틀 안에 그 둘은 끊임없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주목을 받았다. 반응으로만 치면 거의 웬만한 톱스타급이었다. 오죽하면 신문 광고까지 실렸으니까.
시도만으로도 파격적이라 했던 그들의 모습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말 '별것' 아니었다. 오히려 보통 커플들보다 더 몸을 사리고 서로 사랑한단 말 한 번 한 적이 없으며 심지어는 그 흔한 키스 한번 못해보고 시청자도 모르는 사이 결혼식까지 끝내버린 전대미문의 커플이 되었다.
시청자들은 그들을 보며 기뻐하고 싶었지만, 더 슬프고 상처받은 적이 어쩌면, 더 많았다.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던 모든 환경 덕분에.
그럼에도, 그들이 의미 있는 건 드라마 안 그들의 모습이 세상 밖으로 나와 시청자들과 마주했다는 점이다.
TV 속 그들의 목소리가 TV 밖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전해졌는지는 그 둘의 모습을 본 사람들이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적어도 TV 속 그들은 우리도 단지 마주서 있는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걸 가감 없이, 오히려 더 깎여지고 덜 보여줌으로써 자신들을 알렸다.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보는 사람의 몫이다. 단지 경수와 태섭인 그들에게, 우리도 이제는 이유없이 비난받아야 할 존재가 아닌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걸 얘기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인생은 아름다워'는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저마다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날을 세우고, 마음을 열지 않다가 서로 만나 이해하고 마음을 열어 그 상처를 치유하며 자신이 아름답다는 걸 확인하는 단순한 이야기다. 단순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겐 물론, 다 해당하는 이야기다.
마음을 닫은 채 살아가던 사람들은 나를 위해, 서로 위해 아름다워지는 길을 택했다. 그런 그들은 비현실적인 환상이 아닌 현실이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이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건 결국은 사람들 모두,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그 상처를 결국은 사람에게 치유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생은 아름다워'는 그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보는 시청자들도 그들을 보며 자신의 상처를 달랜다. 결국은 다
같은 사람들이기에.
드라마가 끝나고 난 후의 후유증은 꽤 크다. 시청자들은 어쩌면 제작진보다 더 드라마를 사랑하고, 어쩌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보다 더 캐릭터를 사랑하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시청자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불란지 팬션 안 사람들은 저마다 할 일을 하고 사랑도 하며 일상 그대로를 살아갈 것
같은 꿈을 꾼다.
그들을 얼마나 그리워하며 살아갈지는 시간이 흘러야 알 것이다. 언제나처럼 시간이 지나 또 다른 드라마와 다른 캐릭터를 마음에 담으며 시간을 보낼 시청자들은 이미 마음속에 방 또 하나의 조그마한 방을 만들어 놓았다. 그 방에 불란지 식구들을 추억하며 가끔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고 기억할 것이다.
언제나 그러했듯 '인생을 아름다워'란 드라마를 아꼈던 시청자들의 마음속 수많은 방 중 하나를 오롯이 차지하게 될 이 드라마가, 그리고 사랑했던 캐릭터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는 아마 시간이 많이 흐를수록 자신이 더 잘 깨달아 갈 것이다.
불란지 팬션 속 그들은 이제 슬프지 않다. 자신의 상처가 너무 아파 외롭기만 했던 그들은 이제 외롭지 않다. 그들이 다시 외로워지게 된다면 그건 그동안 그들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다시 잊히기 시작한 때일 것이다.
그러니 그들을 아꼈던 사람들은 단지, 그들이 생각날 때 다시 그들과 만나 웃어주고 슬퍼하며 지켜봐 주면 될 일이다. 적어도 그들이 그때엔 정말 소중했다는 걸 알 수 있도록 잊지만 않고 단지 가끔 추억하는 것처럼
생각해주면 된다. 특히나, 이 드라마의 한 주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경수와 태섭을 아꼈던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다. 평범하다는 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그들 스스로도 매우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주려 했던 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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