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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류지현 감독 "우승 목표? 말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일문일답)

기사입력 2020.11.19 16:43


[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LG 트윈스 27년 차' 류지현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았다.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 제 13대 감독 류지현 감독의 취임식이 열렸다. 1994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해 신인상을 수상, 2004년까지 11년동안LG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류지현 감독은 은퇴 후 지난해까지 LG 수비, 작전, 주루코치와 수석코치를 두루 거쳐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트윈스에서만 27년 세월, 보통 신임 감독의 취임식에는 대표이사가 새 감독에게 유니폼을 건네는 착복식이 진행되지만 류지현 감독은 27년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기에 이번 취임식에서는 착복식 행사가 생략됐다. LG에게 류지현 감독이, 류지현 감독에게 LG가 가지는 의미를 설명해주는 대목. 이날 류지현 감독은 "신바람 야구, 신바람 LG 트윈스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전했다. 다음은 류지현 감독과의 일문일답.

-신바람 야구를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야구를 보여주고 싶은지.
▲개인적으로 소극적인 플레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처음 입단했을 때 프로가 뭔지도 잘 몰랐다. 이광환 감독님께서 프로의 자세, 의식을 많이 알려주셔 배웠다. 운동장 안에서는 신났으면 좋겠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플레이를 하다보면 팬들과 더불어 신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바람 야구를 하려면 뭐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냉정하게 판단해서 세밀한 야구가 부족하다. 고비 때마다 그걸 못 넘은 경우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강조하려고 한다. 그리고 나도 선수들에 대해 잘 파악되어 있지만 선수들도 나에 대해 파악이 잘 됐을 거라 생각한다. 마무리캠프부터 맞춰서 내년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는 기간이 필요했는데 시간이 없었고, 대신 그 시간을 서로 알기 때문에 내년에 시작해도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있다. 


-코칭스태프 구상은.

▲코로나19 때문에 시즌 전체가 밀렸고, 시즌이 끝나고 선임된 시기가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지금도 진행 중에 있고,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김동수 수석코치만 확정이고 외부 영입도 생각하고 있다는 것. 내부 코치도 생각해서 가장 좋은 조합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외국인 선수 구상은.
▲지금도 계속 협의 중에 있다. 외국인 선수는 여러 준비를 하고 생각할까 한다. 단장님께서 투수 전문가이기 때문에 안목이 나보다 좋을 거라 생각된다. 단장님과 코치들, 특히 투수코치와 잘 협의하고 조율해서 최적의 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우리 기존 선수들이 2루수 최약 포지션이라고 말씀하시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우리 선수들도 여러 가지 좋은 점을 많이 보여줬다. 끝까지 선수들을 믿으려고 한다. 그 이외 보강 등은 구단과 협의해 결정하겠다. 

-올 시즌 아쉽게 끝났다. LG는 특히 우승에 대한 부담이 있는데.
▲2019년, 2020년 4위를 했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다. 내가 해야 하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류중일 감독님이 주전 라인업을 명확하게 해주시면서 선수들이 편안하게 타석에 들어갈 수 있는 걸 만들어주셨다. 그걸 토대로 완성을 시켜야 하는 게 나의 사명이 아닌가 한다.

-창단 첫 프랜차이즈 출신으로서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한 팀에 있었을 때의 장점은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는 것. 단점은 너무 한 팀에 있었기 때문에 외부의 일을 모를 수 있다. 우물 안 개구리라는 표현도 쓸 수 있지만, 그래서 2004년에 은퇴하고 코치 생활을 한 뒤 2007~8년 미국 연수를 선택했다. 내가 개인적으로 갔던 연수라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2년이 이 자리까지 오게 된 배경이 아닌가 한다.

-이광환 감독과 통화를 했는지.
▲선임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류중일 감독님께 전화를 드렸고, 이광환 감독님이 먼저 문자를 주셨다. 여러 가지 전화가 많이 받다 여유가 생겨 전화를 드렸다. 지금 제주도에 계셔서 만약 시간이 주어진다면 찾아뵙고 여러 조언도 듣고 LG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 지금도 이광환 감독님은 애정이 남다르시다. 그런 부분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선수, 지도자, 국가대표 등 여러 감독님을 보며 정립된 감독관은.
▲많은 감독님들을 모셨다. 가장 존경하는 분은 이광환 감독님이고, 마지막에 수석코치로 모셨던 류중일 감독님께도 선수들과 소통하는 법 등 굉장히 많이 배웠다. 감독으로 통보받기 전에 일주일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만나뵙고 여러 얘기를 많이 했다. 가슴 속에 '참을 인' 자 세 개를 갖고 있으라고 하시더라. 10년 이상 감독 해오시면서 그런 부분을 나에게 후배로서, 동생으로서 말씀해주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은 내 가슴 속에 남아 있다. 감독을 언제까지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을 안고 하려고 한다.

-차명석 단장과 면접을 보면서 데이터에 밝은 부분을 실전 적용하겠다고 했다던데.
▲지금까지는 수석코치를 했지만 수비 파트를 위주로 맡았다. 수비 외 다른 데이터는 사실 보지 못했다. 지금까지는 내가 가진 데이터와 구단에 정립된 빅데이터를 합쳐 이용했다. 앞으로 할일 중 첫 숙제는 투수라 생각한다. 이천에서의 첫 미팅도 투수코치들과의 자리였다. 지속적으로 투수코치, 우리 선수들, 투수들의 성향,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루 이틀로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려고 한다. 또 데이터 분석팀에 12명이 있는데, 보통 코칭스태프 미팅 때 코치들만 들어오는데 데이터분석팀장까지 미팅에 들어와 코치들과 서로 소통하다보면 좀 더 나은 아이디어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단장 면담 때 가장 대답하기까다로웠던 건.
▲다 까다로웠다. 어려운 자리다. 지금은 편하게 할 수 있지만 그 자리는 시험대에 오르는 그런 자리다. 차 단장님과도 오래된 인연이긴 하지만 그 시간은 다른 인연과 상관 없이 단장 대 감독 후보로 만났기 때문에 쉬운 자리는 아니었다. 다행스러운 건 내 소신, 내 생각 등을 준비해 가 면담을 수월하게 진행했다.


-류지현 감독이 보는 LG의 강점은.

▲우리의 강점은 라인업이 안정된 상태라는 것이고, 뎁스도 많이 강화됐다. 내년 들어가서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새로 들어온 선수들도 보면서 구성을 해야겠지만 백업 활용도를 지금보다 넓혀야하지 않겠나 하는 기본적인 생각은 있다. 

-외부 FA 영입에 대한 생각은.
▲기본적으로 나는 원래 갖고 있는 생각이 있다. 감독의 욕심으로 영입되는 것도 아니고, 구단 뜻대로만 하는 것도 아니다. 서로 조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율하면 얼마든지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구단이 나보다 더 고민하시지 않겠나. 그렇게 믿고 있다. 

-LG 팬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누구보다 열정이 있으시다. 누군가는 과하다고 표현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선수들이 못 했을 때 팬들의 댓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데 그런 애정이 없었다면 프로야구의 존재 가치가 없는 거고, 그것도 관심이기 때문에 지나침에 대한 생각은 하나도 없다.

-스트레스를 감내하셔야 하는데.
▲우리 둘째가 4학년인데 걔 얼굴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 것 같다.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것도 감독이 해야할 일이라고 많이들 말씀해주시더라. 아직 그 정도가 어디까진지 모르겠지만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하는 것도 감독의 몫이라 생각한다. 주위에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 많고, 가족들도 있어 생각하다보면 이겨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는 게 내 일이다.

-내년도 목표는 우승인가.
▲하면 좋지만 우승을 쫓아간다고 되는 게 아니다. 우승이라는 말을 계속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그 과정을 잘하려고 한다. 선수들이 자신감 등 기반이 잘 되어있다.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아닌가 한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선수들에게 '이걸 해라' 주입시킬 생각은 없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좀 더 스킨십을 통해 다가가다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한명 한명의 시너지가 모이다보면 분명 LG가 강해질 거다. 상식에서 벗어나는 것만 안 했으면 좋겠다. 시대가 바뀌어서 출장정지, 벌금으로 해결될 부분이 아니다. 선수들이 더 잘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가끔 사고들이 나는데, 프로선수로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일들이 아닌가 한다.

-감독으로서 바라는 이미지는.
▲나의 야구관, 색깔, 어떤 리더십이냐 물어보시면 거창하진 않지만 '득심'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마음을 기울여 상대의 말을 듣고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서 공동체가 되는 부분이 소통의 시작점이 아닌가 한다. '이청득심'이라고 하는데, 사람이라 흔들릴 수도 있으니 잘 새겨서 계속 좋은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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