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4.04 18:30 / 기사수정 2007.04.04 18:30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안타까운 한 판이었다. 모든 전문가들이 PSV의 열세를 예상했지만, 팬들은 재작년 4강 신화나 쿠만 감독의 '잉글랜드 킬러' 경력에 기대를 걸었을 것이다. 하지만, PSV는 주축선수들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리버풀에 0-3 대패하며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알렉스 없는 중앙수비, 공격력 약화로 이어져
수세적으로 나올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PSV는 전반 초반 파르판과 타르델리를 내세워 공격적으로 나왔다. 전반 15분까지 리버풀은 제대로 된 공격을 펴지 못한 채 수비에 치중하는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살시도와 크롬캄프가 지키는 측면은 비교적 활발한 오버래핑을 보이며 공격을 보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PSV의 공격은 공 점유율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졌다. 국지적인 공간에서는 PSV 특유의 매끄러운 패싱 플레이가 가능했지만, 마스체라노와 사비 알론소가 버티고 있는 중원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PSV 공격의 선봉을 맡은 파르판과 타르델리는 중앙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측면으로 밀려나 측면 미드필더, 수비수와 포지션이 겹치는 모습이었다. 막상 측면에는 공간을 장악해도 중앙에서 공을 받아줄 선수가 없던 것이었다.
PSV의 중앙 미드필더 코쿠와 멘데즈는 알렉스가 없는 중앙수비를 의식한 듯 공격에 거의 나오지 않는 모습이었다. 결국, 중원에서 밀리면서 PSV의 공 점유율은 결정적인 찬스로 이어지지 못했고, 전반 초반 체력을 비축한 리버풀은 전반 후반부터 서서히 치고 나오기 시작했다.
선제골 허용한 PSV, 조급함이 수비 붕괴 불러
제라드의 선제골을 허용할 때까지만 해도 PSV는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PSV 선수들은 빨리 동점골을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이 급했던 듯 서두르는 모습이었고, 그 때문에 불안했던 수비 조직력이 붕괴되었다. 리버풀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리세의 중거리슛으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클루이베르트의 투입은 뒤진 PSV의 입장에서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클루이베르트는 이전의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경기장을 배회할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클루이베르트는 혼자서 찬스를 만들고 결정짓는 독불장군 타입이 아닌, 미드필더의 지원이 필요한 타겟맨 스타일의 스트라이커였기 때문이다. 중앙 수비 부담으로 미드필더들이 선뜻 치고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클루이베르트를 향한 패스는 나올 수 없었다.
크라우치의 세 번째 골은 경기 결과에 쐐기를 박는 골인 동시에, PSV의 아픈 부분을 찌르는 골이기도 했다. 알렉스가 없는 PSV의 수비는 높이에 취약했고, 알렉스를 대신해 중앙수비를 맡은 미드필더 시몬즈는 크라우치의 높이를 당해낼 수 없었다.
PSV가 안필드에서 3대 0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인다. 리버풀은 홈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늘 PSV의 모습은 주전선수들의 공백이 얼마나 큰 지 확인해주었다. 쿠만 감독은 나름대로 창의적인 전술을 준비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에게는 그의 전술을 실행해줄 선수가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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