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대다수 팀이 선수단 정리에 고심이 크다. 방출 또는 자유계약 신분이 되는 베테랑이 자주 비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두산에는 각 팀에서 풀려나 있는 베테랑이 영입돼 왔다. 김태형 감독이 바라는 팀 구성에 베테랑이 차지해야 하는 비중, 해 줘야 할 역할이 있는 까닭이다. 배영수, 정상호, 권혁 등 베테랑에게 먼저 손 내밀던 것 역시 그 이유다.
김 감독은 8일 플레이오프 대비 훈련 뒤 최근 방출 및 선수단 정리 시기가 됐다고 인지했다.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있어 선수단 정리 또는 영입까지 논할 단계는 아니었다. 다만, 김 감독은 최근 몇 년 새 두산이 얻고 있는 베테랑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인연이 없어도 베테랑이 나올 때 데려 왔잖나"며 "물론 1군이야 게임이 돼야 하는 곳이기는 하다. 그런데 베테랑이 단순히 경기에서 잘해 주는 것보다 꼭 필요할 상황이 있다. 배영수 역시 그랬다. 한국시리즈 같이 어려울 때 영수는 경험이 있으니 상황을 빠르게 정리해 줄 수 있는 선수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상호 역시 그렇다. 현역으로서 기량이 많이 떨어져 있기는 하나, 올 시즌 초 (박)세혁이가 어려울 때 잘해 줬다. 그러면서 (최)용제 기용이 가능했다. 상호 없는 상태에서 기용했다면 다르지 않았겠나. 젊은 선수 키우는 데 고참이 꼭 필요하다. 고참 없이는 일단 내 보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유는 이렇다.
"유망주가 1군에서 뛸 배포가 있는지, 기량이 되는지 보려면 일단 베테랑이 뒤에 있어야 한다."
"무조건 내 보낸다고 되는 것 아니다. 마냥 어리고 경험 없는 유망주에게 '믿어 줄 테니 열심히 해'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선수가 자신 있어 하지 않는다. 설령 못할 때 받쳐 줄 베테랑 없지, 위축되고 나가고 싶지 않은데 '괜찮으니까 할 수 있다'고 해 봐야 결과는 나오지 않지."
"유망주가 위축될 때는 역으로 빼 줄 수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럴 때 나서 줄 경험 있는 베테랑이 필요하다. 그래서 베테랑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김 감독이 말하는 방출 베테랑 영입 효과는 단순하지 않다. 선수층 두껍게 만드는 작업만 아니라 유망주 육성, 아울러 베테랑에게 어쩌면 선수 생활 마지막이 될 기회와 영광까지 누리게 해 주는 것까지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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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