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주간에도 리그 경기를 강행했던 아르헨티나 리그지만, 전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츠네르의 갑작스러운 서거로 지난주 아르헨티나 리그는 휴식을 취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금주의 아르헨티나 리그선수 대신, 올 시즌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뜨거운 활약을 보이는 선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주인공은 벨레스 사르스피엘드의 공격수, 후안 마누엘 마르티네스이다. 12라운드 현재 7골을 득점, 아르헨티나 전기리그 득점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선수이다.
사실, 올 시즌 마르티네스의 이 같은 대활약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지난 시즌 후기리그부터 팀의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지만, 마르티네스는 이제껏, 벨레스에서 보낸 다섯 시즌 동안 고작 7골을 득점했고 직접 해결하는 능력보다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데 더 뛰어난 자질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의 마르티네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2라운드 올보이스전에서 기분 좋은 시즌 첫 골을 올린 이후, 6라운드 리베르플라테전 선제 득점으로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고, 지난 10라운드 콜론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 마르티네스의 콜론전 해트트릭 장면(두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득점) ⓒ youtube.com(아르헨티나 국영방송 TV 푸블리카)
특히, 마르티네스의 득점이 오른발(4골)과 왼발(1골), 머리(2골)에서 골고루 나왔다는 점, 그리고 7골 모두가 필드 골이라는 점에서 마르티네스의 득점력이 더욱 돋보인다. 그리고 바로 이점은 아르헨티나 축구계가 지금 떠들썩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03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아르헨티나 1부 리그 데뷔무대를 가진 마르티네스는 오르테가를 연상시키는 드리블 실력과 넓은 시야 덕에 '엘 부리토(El burrito, 촌뜨기)'란 별명으로 통했다. 그러나 그 별명은 마르티네스의 외모에서 나온 것이 아닌, 오르테가의 외모에서 나온 것이었다. 오르테가 역시 '엘 부리토'란 별명을 갖고 있고, 오르테가를 연상시키는 플레이에 벨레스 팬들이 어린 마르티네스를 '엘 부리토'라 부른 것이다.
그러나 외관상 화려한 플레이 대신, 마르티네스는 해결사적 기질에서 커다란 문제점을 보여왔고,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못하며 아르세날, 쿠쿠타(콜롬비아),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 등, 국내외 구단에서 오랜 기간 임대 생활을 보내야 했다.
2008/09시즌을 앞두고 팀에 복귀,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 큰 장점을 보이며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벨레스 공격라인에 커다란 보탬이 되었다. 그러나 그 해 3골, 2009/10시즌 두 골 등, 빈약한 득점력은 마르티네스가 팀의 확실한 주전으로 발돋움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
그런데 마르티네스의 득점력 부재가 올 시즌 너무나 완벽히 해결된 것이다. 게다가 공격 파트너 산티아고 실바와의 환상적인 호흡은 벨레스의 투 스트라이커가 아르헨티나 전기리그 득점 공동 1위라는 겹경사로 이어지게 했다.
마르티네스는 비록 공식적인 도움은 기록되지 않았으나, 한 차례 페널티 킥 유도로 실바의 득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했고, 실바에게 여러 차례 결정적 기회를 제공하며 벨레스의 막강 공격라인을 이끌고 있다.
현재의 입장에서 리오넬 메시, 카를로스 테베스, 세르히오 아구에로 등, 비슷한 유형의 공격수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굳건히 포진, 마르티네스가 대표팀에 들어갈 문이 좁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25세에 불과한 마르티네스의 나이, 해결사기질과 도우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마르티네스의 잠재력, 그리고 빠른 성장 속도를 고려한다면, 마르티네스가 대표팀 내 세계 최고 공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미래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