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았다"…'내가 죽던 날' 김혜수·이정은·노정의, 女벤져스들의 따뜻한 연대 [종합]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올 겨울 따뜻한 위로를 건네 줄 영화가 관객들을 찾아왔다.

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와 박지완 감독이 참석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영화.

이날 박지완 감독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에 대해 "여성 서사를 해야지 했던 건 아니었다. 관심있는 이야기를 펼치다보니까 여자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가 됐다. 살면서 위기에 몰려있고 어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남의 인생을 들여다볼 때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을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여성 캐릭터가 나오게 되더라. 작품에 참여하신 분들이 의미를 발견해주셔서 저 역시도 알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영화는 보셔서 알겠지만 김혜수 배우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영화다. 배우 분들 모두 제가 시나리오를 드린지 얼마 안돼서 답을 받았다. 김혜수 배우와 1:1 장면을 기다렸다는 분들이 많았다. 첫 상업영화 데뷔작인데 모두 김혜수 선배님 덕이라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혜수는 사라진 소녀를 추적하는 형사 현수 역을 맡아 사건 이면의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의 집요함과 일상이 무너진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내가 죽던 날'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시기적으로도 제 스스로 드러낼 수 없는 좌절감과 상처들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마음이 갔고 실제로 저는 촬영을 하고 연기하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다. 또 영화 속 메시지처럼 촬영장에서 따뜻한 연대감을 느꼈다. 관객 여러분께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다. 저희가 정해 놓은 주제나 메시지가 있지만 받아들이시는 분에 따라 다 다르지 않나. 남들이 모르는 상처나 절망 좌절같은 순간을 누구나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요즘처럼 힘에 부치는 시기에 극장 오기가 쉽지 않겠지만 영화 보시는 분들에게는 조금은 따뜻한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그런 마음으로 촬영을 했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그들에게 손을 건넨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 역을 맡아 목소리 없이 작은 몸짓과 표정만으로 세밀한 감정을 전달하며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그는 "소리가 없기 때문에 잘 듣고 반응하는데 집중했다. 또 목소리가 나오는 순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힘들게 낯설게 나오는 소리를 만드려고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노정의는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 세진 역에 분해 10대 소녀의 외롭고 고통스러운 심경과 예민한 감정 변화를 촘촘하게 그려냈다. 그는 "쉽지 않다면 쉽지않은 역할이었다. 실제로 마음의 상처가 컸던 상태라 세진이로 승화해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무엇보다 한 순간에 모든 걸 잃고 아픔과 상처를 갖게 된 어린아이의 모습과 표정을 잘 표현하고 싶어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서로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김혜수는 "이번 작품을 통해서 너무 보석처럼 훌륭하고 소중한 동료들을 발견했고 만났다. 너무 값진 친구들을 얻은 것 같아서 너무 큰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이정은은 "혜수씨는 위치는 달랐지만 시대를 같이 살아온 사람으로 연대가 이뤄지는 순간들이 소중했다. 또 우리 뒤의 세대들이 어떻게 살아갈까 고민하는 나이가 된 시점에서 정의 씨를 만나서 좋은 경험을 하고 에너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노정의는 대선배들과의 호흡에 대해 "학교다닐 때로 이야기를 하면 교장 선생님 두명이 계시는 기분이었다. 처음엔 부담을 많이 가졌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그런데 나중엔 부담보다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작품의 완성도에 누를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컸다. 또 이번 기회를 통해서 제가 많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고 배워나가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감사한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내가 죽던 날'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윤다희 기자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