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31 06:53 / 기사수정 2007.03.31 06:53
[엑스포츠뉴스=서영원 기자] 지난 24일(한국시간), 유로2008 G조 예선 루마니아와 홈경기에서 비긴 네덜란드에 대한 비판이 넘쳐났다. 많은 팬이 실망했다. 특히 늘 내용적인 면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던 네덜란드는 그마저도 보여주지 못했다.
이어진 슬로베니아전 역시 루마니아전과 마찬가지로 '마땅한' 찬스 하나 없는 지루한 경기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슬로베니아전도 루마니아전과 같은 실망스런 결과를 낳았다간 아무리 원정경기 일지라도 마르코 반 바스텐 감독은 경질론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종료 5분 전 바르셀로나에서 활약 중인 지오반니 반브롱코스트의 ‘럭키펀치’에 행운을 얻어 승점 3점을 챙겼다. 그리고 반바스텐 감독은 경질론에 대해 ‘유보’라는 선물을 얻게 되었다.
문제의 중앙 미드필더
현재 네덜란드의 약점은 중앙 미드필드다. 전통적으로 인재가 넘치던 공격진과는 사뭇 대조된 모습이다. 루마니아 전에서는 얀클라스 훈텔라르, 슬로베니아 전에는 디르크 카이트가 선봉에 나섰지만 이들은 미드필더진의 볼 배급 가뭄으로 득점의 냄새조차 맡을 수 없었다.
네덜란드 중앙 미드필더 진을 구축하는 멤버는 웨슬리 스나이더, 대니 란자트, 아브라힘 아펠라이, 스하르스, 클라란세 셰도르프 까지 각자 소속팀에서는 환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각자 소속팀에서 자신이 중심이 된 플레이에 익숙한 저들은 대표팀에서 역할분담이 익숙지 못한 모양이다.
특히 2006월드컵 예선까지만 해도 필립 코쿠와 함께 중원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위건의 대니 란자트는 루마니아 전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경기종료 후 'Go to Home!' 명령을 받았다.
슬로베니아 전에선 윙백인 반브롱코스트를 중심에 둔 '모험'을 전제로 한 전술을 짜내었다. 경기양상은 루마니아전과 다를 것이 없었지만 다행히 ‘모험’의 중심인 반브롱코스트가 득점하며 결과론적으로는 성공적인 모습이었다.
네덜란드는 코쿠의 국가대표 은퇴 이 후 각 소속팀의 '핵심' 역할을 맡는 선수들을 관리해줄 선수가 없다. 어린 선수들만 사랑하는 반 바스텐 감독이 중앙의 리더 찾는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모래알 미드필드 진이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유로 2008이 목표를 삼던 네덜란드는 2006월드컵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제는 '도전자' 네덜란드가 익숙한 지금
반 바스텐 체제 이후 강호와의 경기는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독일, 이탈리아,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3무 2패 4득점 7실점,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으며 내용 역시 좋은 경기는 없었다.
지금까지 부상, 그리고 세대교체라는 틈바구니 속에 좋지 않은 상대전적은 용서되었다.
명성으로도 네덜란드가 이름만으로 '우승후보'라는 별칭이 따라다니던 시대는 지났다. 일반 팬들이 기억할 만한 멤버도 "EPL 어느 팀에서 뛰는 누구?"라는 명제로 한정되었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매 경기 발표되는 명단이 매우 유동적이어서 어떤 팀으로 태어날지 무서운 이면도 가지고 있다. 그 구성원이 앞으로 10년은 창창한 나이라는 것이 위안이다.
네덜란드가 이번 유로2008 예선을 치르며 바뀐 것은 단 한가지. '세대교체'라는 변명 하에 승리의 의무가 없던 그들에게 이젠 이겨야 하는 의무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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