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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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퇴장', 캐넌히터 김재현 이야기 ②

기사입력 2010.10.20 09:23 / 기사수정 2010.10.20 09:23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1편에서 계속) 정규시즌에서의 부진을 딛고 2007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된 김재현의 기세는 2008시즌에도 이어졌다. 3할 타율에 다시 복귀(0.310)함은 물론, 10홈런-60타점을 작렬시키며 제 몫을 다 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SK는 2007시즌에 이어 2008시즌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21세기 신흥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이듬해인 2009시즌에도 SK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그러나 시즌 막판부터 김광현, 박경완 등이 나란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SK는 정규시즌 2위로 밀려나게 된다. 플레이오프에서도 두산에 2연패 뒤 3연승을 거두는 등 다소 힘겨운 싸움을 펼쳤던 SK였다.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나지완에게 끝내기 홈런포를 허용한 SK는 3연패에 실패하며 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이렇게 어려운 팀 사정에도 불구하고 김재현은 타율 0.301, 10홈런, 51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에서 노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리고 소속팀이 한국시리즈에서 3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자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리고 그 은퇴 시점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임을 분명히 했다.

아쉬운 은퇴의 순간

사실 김재현의 은퇴 선언은 다소 아쉬운 감이 있었다. 마지막 시즌임을 분명히 했던 올해에도 타율 0,286, 10홈런, 48타점을 기록하며 녹록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의사에 따라서는 1~2년 정도 선수 생활을 연장할 수 있었다. 38세의 박경완, 37세의 박재홍 등이 아직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던 것도 그의 ‘조기 은퇴’에 아쉬움을 표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달랐다. 시즌 내내 은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던 그는 은퇴 번복에 대해서도 “내가 자리를 비켜 주게 되면, 또 다른 후배 하나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라는 말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의 은퇴 선언이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또한, 그는 은퇴 경기를 한국시리즈로 마감할 수 있었던 행운아이기도 했다. ‘양신’ 양준혁이 화려한 은퇴식을 했다고는 하나, 그는 끝내 소속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지켜보지 못한 채 그라운드 뒤편으로 퇴장해야 했다.

‘정점’에서 은퇴를 선언한 사나이 김재현. 은퇴 이후 어떠한 생활을 하건 간에 적어도 그를 응원했던 팬들이라면 그를 향해 끊임없는 성원을 보내야 하는 일종의 ‘채무’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 제2의 인생을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지속하는 그의 앞길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김재현(SK 와이번스)
1. 생년월일 : 1975년 10월 2일
2. 경력 : 성동초-신일중-신일고-LG-SK
3. 수상 경력 :
 - 1994년 골든글러브 외야수부문 수상
 - 1998년 준플레이오프 MVP, 골든글러브 외야수부문 수상
 - 2005년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 수상(전체 최다득표)
 - 2007년 한국시리즈 MVP
 - 2008년 한국시리즈 2차전 MVP
4. 통산 성적 : 타율 0.294, 201홈런, 1681안타, 939타점

[사진=김재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김현희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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