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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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적 우월, 시민독재의 시대" 주호민, 기안84 등 웹툰 검열에 소신 발언 [엑's 이슈]

기사입력 2020.09.18 11:45 / 기사수정 2020.09.18 11:45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이 기안84의 '복학왕'과 삭의 '헬퍼2' 등 웹툰 관련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주호민은 18일 새벽 자신의 트위치 방송에서 "만화는 무엇이든 표현할 수 있지만 건드리면 안 되는 게 있다. 데즈카 오사무 작가가 한 말인데 전쟁의 피해자, 아니면 선천적인 장애는 희화화하면 안 된다. 그런데 그런 걸 희화화한 만화들이 있다"며 "정신 차리세요. 그런 거 그리지 마세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안84의 '복학왕' 논란 등 최근 웹툰 검열 사태에 대한 시청자의 질문에도 답했다. 주호민은 "지금 웹툰 검열이 진짜 심해졌다. 그 검열을 옛날에는 국가에서 했는데 지금은 시민이, 독자가 한다. 시민 독재의 시대가 열렸다. 굉장히 문제가 크고, 큰일 났다고 생각한다. 진짜 이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독자들의 검열이) 가능한 이유는 보통 '자신이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생각 때문인데, 사실 그렇지가 않다.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작품을 만났을 때 그것을 미개하다고 규정하고 계몽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런 방법으로는 생각의 확장이 이뤄질 수 없다. 내 생각이 맞는 이유가 '네가 미개해서'가 아니고 '내 생각과 같이 하면 이런 것들이 좋아진다'를 보여줘야 한다. '너는 그냥 미개한 놈이야'라고 하니까 오히려 더 반발심이 생기고 이상해진다"고 강조했다.

주호민은 "앞으로 서로 검열하는 시민 독재는 더 심해질 거라고 본다. 그래서 희망이 없다. 옛날에 내가 만화를 그리던 2000년대가 제일 좋았다"며 "지금은 시민이 시민을 검열하기 때문에 뭘 할 수가 없다. 아주 힘겨운 시기에 여러분(작가들)은 만화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만화 그리는 분들은 힘내시고 일단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면 그려라"고 동료 작가들을 격려했다. 

기안84 논란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주호민은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잘못을 안 했는데도 잘못 걸리면 아작이 난다. 사실 잘못한 게 없을 수도 있는데 일단 사과를 하게 되면 뭐라고 하는 줄 아나. 진정성이 없다고 한다. 그냥 죽이는 게 재밌는 거다. 사과하면 더 팬다"고 지적하며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달 기안84는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에서 여주인공이 노총각 팀장과 성관계를 맺은 뒤 취업하는 과정을 연상시키는 그림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한 작가 삭(본명 신중석)이 연재하는 웹툰 '헬퍼2:킬베로스'는 매춘, 강간, 약물 등의 내용이 지적돼 오다가 지난 8일 노인 고문이 나온 연재물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휴재를 선언했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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